李, 차명진 세월호 막말 옹호 논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에게 여의도연구원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했다가 이틀 만에 철회했다. 이 교수가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유가족 성적 비하 발언을 옹호했다는 논란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교수를 잘 모르지만 그 분야(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서 월등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원장을 제안해 본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 잡음이 있는 분을 당을 대표하는 연구소에 모셔오는 건 합당치 않다. 오늘(11일) 아침에 본인에게 문자로 (철회를) 통보했고 본인이 (알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를 사랑하는 분들은 (원장을) 하지 말라 하시고, 저를 좋아해주는 분들은 해보라 하셔서 조금 고민했는데 사랑하는 분들 말을 듣기로 했다”고 썼다.
이 교수는 4월 총선 국면에서 페이스북에 차 전 의원의 막말 논란 기사를 공유하면서 “세월호 유가족 텐트 속 행위를 몰랐던 국민들이 오히려 차명진이 막말을 한 게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썼다. 총선 때 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 위원장은 당시 차 전 의원을 제명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었다.
하지만 당 윤리위원회에서 ‘탈당 권유’ 결정을 내렸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뒤늦게 ‘제명’ 결정을 내리는 등 갈팡질팡하면서 중도층 표심 이탈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
총선 패배 이후 잠잠했던 차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교수 사태에 대해 “이 교수에게 미안하다. 아니, 오히려 축하드린다”며 당을 비판했다. 이어 “좌파뿐만 아니라 가짜 보수도 국민의 적이다. 당과 진짜 결별하겠다”며 “김종인을 고소한다. 선대위원장 시절 권한에도 없는 제명을 기정사실화해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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