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장, 통합당에 “법사위원장 양보할 수 있는 것 아니냐”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12일 17시 49분


통합당 초선의원 30여 명 국회의장실 항의 방문
조수진 "원칙 따른 것이지 고집 피우는 거 아냐"

박병석 국회의장이 12일 미래통합당 초선 의원들에게 “법제사법위원장을 양보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수진 통합당 의원은 이날 오후 같은 당 초선의원 30여 명과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의장의 발언을 전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박 의장은 초선의원들과 면담에서 “원내대표단에 힘을 실어드리라”, “밖에 나가서 투쟁하지 마라”, “국익과 국가 위기를 생각해야 한다”, “법사위원장을 양보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조 의원과 같은 당 배현진, 박형수, 김영식, 김은혜 의원은 “법사위원장은 흥정이나 거래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30년간 야당의 몫이었다. 견제와 균형을 위한 것이다. 우리는 원칙과 관행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조 의원은 박 의장에게 “최대 쟁점은 법사위원장”이라면서 “우리 당이 법사위원장을 강조하는 것은 국회 관례, 원칙에 따른 것이지 고집을 피우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조 의원은 박 의장에게 “법 때문에 누군가 억울한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마지막까지 여당과 야당 사이를 중재하고 타협하도록 해주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통합당 초선의원 30여 명은 오후 본회의 개의 전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하고 30분 동안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에 참석한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통합당 21대 초선 의원들이 의장실 방문해 2시 본회의가 야당 동의 없이 흘러가는 것에 우려를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의장에게) 본회의 연기나 양당 대표의 협상테이블을 만들어달라고 했다”며 “의장은 법대로 본회의를 시한 내에 열겠다면서도 본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고민해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를 열었지만, 박 의장은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다만 박 의장은 “다음주 15일 월요일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의 건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여야가 추가 협의를 이어갈 것을 주문했다.

민주당은 본회의가 미뤄진 만큼 템포를 늦추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 ‘알짜 상임위’ 양보안 수용을 기다린다는 입장이지만, 통합당은 법사위를 요구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제사법위원회를 뺏기고는 도저히 야당으로서의 존재 의의도 없고 국회 자체도 국회라고 할 수 없어서 더 이상 협상할 수 없다”면서 여당의 양보를 재차 요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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