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올해 연차 소진율 0%…코로나·북한·협치 등 난제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13일 09시 43분


연이어지는 北 엄포에 6·15 20주년 메시지도 고심
여야 국회 원구성 협상 신경전…협치 행보도 제동
靑, 공개 일정 개수 줄이며 피로도 최소화에 신경
'7말8초' 여름휴가 순탄히 보낼 수 있을지 미지수
文대통령, 올해 연차 소진율은 최저치 기록할 듯

올해 문재인 대통령의 연차 소진율은 0%다. 2월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결에 집중해온 터라, 주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정 소화에 바빴다.

코로나19뿐 아니라 남북관계, 협치 문제, 경제 등 산적한 국정 과제에 문 대통령의 올해 연차 소진율은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지난달부터 문 대통령의 공개 일정 횟수를 줄이며 대통령의 업무 피로도를 최소화하는 데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말8초(7월 말 8월 초)’ 대통령의 여름 휴가 일정도 순탄히 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여름 휴가 일정을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적한 현안들로 휴가 일정을 잡기 어렵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두 자릿수로 늘어나면서 방역에 있어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문 대통령이 3일 “한숨 돌리나 했더니 아니었다”며 생활 방역 참여를 간곡하게 요청한 것 역시 추가 확산 사태를 우려해서 나온 발언이었다.

경제 활동이 재개되기 위해선 방역 상황이 일단 안정돼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인식이다. 게다가 ‘제2펜데믹’ 사태가 번질 경우 실물 경제 하방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위기감도 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끊임없이 코로나 메시지를 통해 국민들에 경각심을 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문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라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북한 문제 역시 난제다. 대북 전단 살포로 시작된 북한의 엄포가 남북 정상 간 신뢰의 상징인 ‘핫라인 차단’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칫 2년 전 대결 상황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에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11일 직접 나섰다.

NSC는 “정부는 앞으로 대북 전단 및 물품 등의 살포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고, 위반 시 법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며 북한의 문제 제기에 대해 이례적으로 직접 반응했다.

그러나 여전히 북한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 이행 의지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어, 청와대와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6·15 남북 공동선언 20주년과 관련, 문 대통령이 발신할 대북 메시지의 수위를 두고 고심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여야가 국회 원 구성 법정 시한을 넘기면서까지 신경전을 벌이면서, 문 대통령의 협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여야에 사흘의 시간을 부여하며 ‘15일 본회의 개최’를 최종 통보했다. 이때까지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고, 민주당 단독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게 되면 향후 국회 파행은 불가피하다. 문 대통령의 21대 국회 개원 연설도 모양새가 안 좋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산적한 국정 현안들로 문 대통령이 사실상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달 18일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의 입술이 부르튼 것과 관련해 그간의 피로가 누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것도 이러한 맥락 위에서 이뤄졌다.

실제 문 대통령의 공개 일정 횟수는 지난달 현저하게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3월 23회→4월 22회→5월 13회였다.

내부적으로는 경상 일정에 주력하고, 문 대통령의 체력 관리를 위해 일부 일정 조율에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문 대통령이 7말 8초 여름 휴가를 순탄히 다녀올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고 있고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선뜻 휴가를 계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21대 국회가 공식 개원하고, 순차적으로 원내지도부 격려 오·만찬, 정당 대표 초청 오·만찬 등의 일정들을 소화하고 나서야만 휴가 일정을 계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빠듯하게 돌아가는 일정에 청와대 참모들도 선뜻 여름 휴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로 휴가 가기 애매한 상황인 것도 이유이지만 대통령이 이렇게 바쁜데 참모가 쉴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올해 연차 소진율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지난달 1일부터 1박2일간 연차 휴가를 사용하려는 계획을 세웠었지만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화재 사고로 휴가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정권 출범 당시 참모진들에게 연차 70% 이상을 사용할 것을 장려해왔지만, 문 대통령의 지난해 연차 소진율은 23.8%였다. 2017년과 2018년엔 57.1%로 동률을 기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연차 소진에 있어 노환이던 모친과 시간을 보내는 데 주로 할애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