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언급한 “다음 단계의 행동” 촉각… 최전방 국지사격-SLBM 발사 거론
北초소 인공기 제거 도발임박설도… 軍 “면밀 감시”… 美는 정찰기 띄워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3일 담화에서 “곧 다음 단계의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북한이 과연 어떤 대남 도발에 나설지 군 안팎에선 분석과 평가가 한창이다.
일단 군은 이번 담화가 ‘(김정은) 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이전과 다르다고 보고 있다. 특히 김여정이 대남 군사행동을 지시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우리 군의 합동참모본부처럼 모든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군령권을 행사한다. 포병국장 출신인 박정천 총참모장이 이끌며 최근 초대형 방사포 등 대남 타격 무기의 성능 향상에 집중해왔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김여정 등 상부로부터 공개 지시를 받았기에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 더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군사분계선(MDL) 인근 대북전단(삐라) 살포 지역이나 아군의 최전방 경계초소(GP)에 고사총 등을 조준 사격할 가능성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북한 입장에선 전방지역 주민들의 불안을 자극하면서 9·19군사합의 파기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는 명분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북한군이 최전방 초소에 게양했던 인공기와 최고사령관기를 깃대째 제거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가끔 깃발을 내리긴 하지만 깃대째 제거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군사적 도발이 임박했다는 사인을 주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을 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제1, 2연평해전이 모두 6월에 벌어진 점을 고려할 때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남북 함정 간 충돌 위험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이 ‘새 전략무기’를 공언한 만큼 지난해 10월 바지선에서 쏜 ‘북극성-3형(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신형 잠수함(3000t급)에 실어 수중에서 고각(高角)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사거리를 3000∼4000km로 향상시킨 SLBM을 쏘거나 고체엔진을 장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는 등의 행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14일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북한군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 및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9·19군사합의는 반드시 준수돼야 한다”고 밝혔다. 복수의 군용기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13일부터 이틀 동안 감청 임무를 수행하는 가드레일(RC-12X), 크레이지호크(EO-5C) 등 미군 정찰기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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