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5일 국회 원구성 문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대치가 계속되는 것에 대해 “대통령 임기가 이제 2년도 채 남아 있지 않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협치로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 마음도 이제 접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뒤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같이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제헌국회부터 내려온 협치의 전통을 무참히 짓밟았다”며 “여야가 원구성 협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여당이 독단적으로 본회의를 열고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것은 1948년 대한민국 국회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합당은 무리한 요구를 한 적이 없다”며 “의석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11대 7로 나누고, 법사위원장은 관례대로 국회의장을 가져가지 않은 제1야당이 가져가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회가 국회다울 수 있게 최소한의 견제 장치 하나를 남겨두자는 것이 어찌 무리한 요구냐”며 “18개 상임위 중 18개를 다 가져가겠다는 민주당과 최소한의 견제장치를 달라는 통합당, 과연 누가 무리한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이냐”고 물었다.
또 “민주당은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확보해 단독으로 안건 처리를 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상임위원장까지 다 가져간다면, 상임위 구성이 무슨 소용이 있겠으며, 국회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 표결을 강행하겠다고 한 박 의장에 대해 “다수당의 일방적 독주와 횡포를 조장하고, 소수당에 대한 배려와 상호 존중의 정신을 파기한 것 아니냐”며 “상임위 강제 배정과 일방적 위원장 선임은 두고두고 부끄러운 헌정사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을 향해선 “다수의 힘으로 야당을 밀어붙이고 가는 것이 쉬워 보이겠지만, 결국 ‘승자의 저주’, ‘권력의 저주’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라며 “집권세력은 폭주열차처럼 내달리다가 스스로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민주당이 힘과 갖은 편법·불법으로 통과시킨 패스트트랙의 결과가 어떻게 됐느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의도와 정반대로 소수정당을 전멸시켰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대통령 권력을 견제할 사법기구로 작동할 수 있겠느냐? 민주당의 오만한 국회운영은 똑같은 결과를 계속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통합당은 더 이상 거대 여당의 강압적 국회운영에 굴복하지 않겠다. 상호존중이 결여된 그 어떤 협상에도 임하지 않겠다. 그것만이 짓밟힌 의회민주주의와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라 확신한다”며 “오늘 민주당 의원들은 자유·민주·정의·상생·협치를 짓밟고 본회의장에 들어가 ‘의회독재’라는 늪에 헛발을 짚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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