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경기도가 탈북·보수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원천봉쇄하고 나선 가운데 이들 단체들이 과거 언론에 공개된 것 외에도 비밀리에 접경지역 곳곳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과 해당지역 지자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 단체들은 주민과 시민단체, 경찰의 제지를 받을 때마다 장소를 바꿔 경계가 허술한 새벽시간에 전단을 살포해 왔다.
15일 파주시와 경찰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단체에 대한 법인 허가 취소와 경찰 수사를 의뢰, 경기도도 접경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지정하고 살포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경고한 가운데 파주와 연천, 김포 등 그동안 대북전단 살포 장소로 이용되어 온 특정 지역에 대한 경찰의 24시간 경계근무가 진행 중이다.
그러던 중 지난 주 파주시의 모처에서 대북전단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수소가스통이 무더기로 발견돼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시유지인 이곳은 파주시가 모 봉사단체에 임대했지만 확인 결과 이 단체도 모르는 사이 보수단체들이 이곳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특히 해당 지역은 그동안 보수단체들이 대북전단을 살포해 온 자유로 주변 공터나 나대지가 아닌 의외의 장소여서 경찰의 정보망에 허점을 드러냈다.
현재 가스통은 수거된 상태이며 주변에 남아있을 지도 모르는 전단을 찾기 위한 수색이 진행 중이다. 또 경찰인력을 배치해 혹시 모를 대북전단 살포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24시간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장소에서 어떤 단체가 얼마나 전단을 살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단, 해당 장소가 공개될 경우 타 단체들도 대북전단 살포장소로 악용될 소지가 있어 보안에 유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주시도 부지를 빌린 봉사단체와 살포단체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해당 부지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과거 대북전단을 살포해 온 단체들은 지역주민과 경찰의 제지를 받을 것을 우려해 몰래 전단을 살포하거나 경찰 제지 후 무산된 전단살포를 심야나 새벽시간을 이용해 경계가 허술한 인근 지자체에서 강행한 사례가 많아 경찰들이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단체들은 미리 공개하는 대북전단 살포의 경우 상징성이 높은 파주 임진각을 이용하지만 최근 몇 년간 한 차례도 성공한 사례가 없어 미리 전단을 살포한 뒤 언론에 공개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은 지난달 31일 새벽 김포시 월곶면 성동리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한 뒤 이튿날 언론에 살포 사실을 공개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4월 13일, 9월 7일에도 연천군 백학면과 파주시 율곡리에서 새벽 시간에 대북전단을 살포한 뒤 이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2018년 5월 5일에는 오두산 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전단 살포를 시도하다 시민단체와 주민의 반대시위와 경찰 봉쇄로 무산되자 같은 달 12일 0시 30분 파주시의 모처에서 전단을 살포하기도 했다. 당시 박상학 대표는 “이미 3일 김포에서 15만장을 살포했다”고 말해 주민들을 허탈하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이들 단체들이 대북전단 살포 후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전단이 살포되었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공식적 살포행사는 임진각에서 시도하지만 이 행사가 무산될 경우를 감안해 사전에 살포하거나 경계가 덜 한 인근지역으로 옮겨 살포한다. 특히 강화의 경우 관할 기관(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달라 지방경찰청간 협조체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탈북자단체의 오는 25일 전후 대북전단 살포 예고에 접경지역 주민은 물론 군 당국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 때마다 북한의 군사 위협은 물론 안전사고도 우려되고 있다.
2016년 4월 12일에는 파주시 문산읍의 한 군부대 전방 철책선에서 순찰중이던 육군 모 부대 소속 병사 3명이 철책에 걸려 있던 대북전단을 수거하려다 풍선이 폭발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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