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21대 국회 원구성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왜 법제사법위원장을 지키려고 하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당에는 법사위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이 단독으로라도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겠다고 예고한 이날 통합당 의원총회에서 “거대여당이 의석을 가지고 국회 운영을 무시하면 한국의 의회민주주의 발전에 큰 오점을 남길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에 열린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이어 박병석 국회의장과 민주당을 향해 작심한 듯 말을 쏟아냈다.
그는 “길게 설명할 것 없이 박 의장께 경고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1987년 민주주의 체제로 이행이 된 이후 국회에서 그간 지켜 온 관행을 꼭 지켜달라고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며 “만에 하나라도 이번에 국회 원구성 과정에서 절대다수의 횡포로 인해 의회의 기본 질서가 파괴되면 대한민국도 권위주의 체제로 돌아가려 한다는 비난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지키려는 이유가 의심스러우며, 이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는 점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법사위가 법원과 검찰을 관장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법원과 검찰을 법사위를 통해 통제함으로써 바라는 바가 뭔지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며 “지난 선거 과정에서도 말했지만 뭐가 그렇게 잘못한 게 많아서 법원과 검찰을 꼭 장악해야만 직성이 풀리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공격했다.
이어 “여러가지로 나라가 위험한 처지에 놓여 있다”며 “이 상황에서 의회 개원 문제를 가지고 여당이 어느 상임위를 독점하겠다는 모습을 보이는 건 국민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통합당이 법사위를 가져오지 못하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얼마 없다는 현실을 언급했다. 그는 “중요한 상임위를 몇 개 골라줄 테니 (법사위) 요구를 철회하라는 걸 만일 우리가 수용하면 국민이 통합당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겠는지 냉정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어떤 법안이든 자기 멋대로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조금 중요한 국토교통위원회나 정무위원회가 돌아온다고 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럴 바에는 다수의 횡포로 국회의 전 상임위원회를 갖겠다고 한다면 차라리 그렇게 하는 게 낫지 않냐는 떳떳한 자세를 보이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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