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안 쏜게 어디냐’ 송영길 해명 “불행 중 다행이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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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17일 10시 07분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뉴스1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뉴스1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에 대해 “(대)포로 폭파 안 한 게 어디냐”고 말해 논란이 일자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측면이 강했다”고 해명했다.

송 위원장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포 논란’과 관련해 “공식 언론 기자회견이 아닌데 이런 내용을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측면이 강했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가 났을 때 우리가 불행 중 다행이다 그런 것이 사고가 잘 났다는 뜻은 결코 아닌 것처럼 군사적 긴장 강화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이를 막겠다는 의지가 컸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너무 충격적인 일이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사실 대회를 통해 풀어야 되는데 이렇게 사태가 발생한 게 매우 유감”이라며 “특히 올해는 남북이 4·27 판문점선언을 한 지 2년째 되는 해인데 그 상징적인 건물인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됐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불만이 많이 쌓여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다만 그렇다고 할지라도 이런 식으로 폭파시키는 행위는 상당히 큰 충격이고 유감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미 9·19 군사합의도 무효화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며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 쌓인 것 같고, 촉발된 게 대북 전단문제다. 북한이라는 사회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최고 존엄에 대한 존중이 사회체제, 헌법 체제화 돼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공격과 모욕이라는 것이 우리가 느끼는 방향과 매우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송 위원장은 “동시에 이면에는 사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북미정상회담 실패 이후 지속적으로 아무것도 진전이 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과 좌절이 컸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상황이다. 북한은 개성공단에 군부대를 진주할 걸로 예고되고 있다”며 “군사적 도발이 오면 우리 군도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다. 추가적인 도발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을 강력히 할 필요가 있고 동시에 4·27 합의 정신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한 상호 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우리 측 특사 제의를 단호히 거부했다는 북측 발표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북측에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특사 카드를 내민 것은 사실”이라며 “비공개적으로 이런 제안을 한 것 같은데 (북측이) 그것을 공개하고 거절 의사표시를 한 것을 보면 상당히 불신이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전날 오후 2시 49분 개성공단 안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시켰다. 김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지 사흘 만이다.

송 위원장은 국회 외교통일위 전체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예고한 대로 했다”며 “빈말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고 그런 것 같다. 포로 폭발을 하지 않은 게 어디냐”고 말해 야당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황규한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내고 “국민의 불안감과 국가 안위는 생각지 않은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일뿐더러, 외통위원장으로서는 더더욱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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