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한반도 문제 주도권 쥘 기회 여러차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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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17일 15시 35분


해병대 전차부대가 16일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에서 훈련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곳 월곶면은 지난달 31일 탈북단체가 대북전단 50만장을 북한으로 날려 보내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한편 이날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남북합의로 비무장된 지역에 다시 진출하겠다고 예고했다. 2020.6.16 © News1
해병대 전차부대가 16일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에서 훈련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곳 월곶면은 지난달 31일 탈북단체가 대북전단 50만장을 북한으로 날려 보내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한편 이날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남북합의로 비무장된 지역에 다시 진출하겠다고 예고했다. 2020.6.16 © News1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그동안 사실 여러차례 우리가 한반도 문제에 있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북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의 남북관계는’ 간담회에서 “지금 남북관계가 엄중한 상황이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은 당초 이날 오전 11시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의 재산 상속 관련 법정분쟁에 대한 기자회견을 잡았으나 북한의 기습 도발로 취소하고 대신 전문가 간담회를 급하게 열었다.

북한은 전날 개성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이어, 이날 군 총참모부 발표를 통해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에 연대급 부대와 화력구분대를 배치하는 등의 군사조치 계획을 발표하는 등 남북간 긴장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제라도 위기감을 느낀다면 정부는 물론 국회와 국민이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한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한의 군사행동 시사를 대형 사고 전에 나타나는 작은 사고로 봤고, 전날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도 일련의 징후들을 통해 예고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러 징후들과 작은 사고들로 짐작할 때 한반도 정세를 2017년 상황으로 되돌릴 대형사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대해 ‘삶은 소대가리도 웃을 일’이라고 조롱했고, 지난해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에게 ”오지랖 넓은 중재자“라고 비판하는 등 작은 징후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남북간 코로나19 방역협력을 언급한 것도 북한을 자극했다는 관측도 내놓았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은 계속 코로나가 없다고 했는데 대통령께서 코로나 방역 얘기를 하시길래 우리 정부와 북한간 물밑대화가 된 줄 알았다”며 “우리 정부가 북한 얘기를 할 때 코로나 방역 얘기를 하면 안된다고 봤는데 대통령이 코로나 남북 방역 협력 얘기를 하고, 당시 김정은 사망설까지 퍼졌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북한의 불만이 누적됐고, 북중간 코로나로 인한 국경차단이 풀리면서 북한이 타이밍을 지금으로 잡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위원은 “판문점선언의 2조는 상대방을 적대시하는 선전활동을 중지한다는 것이기에 북한은 대북 전단 살포를 2조 위반으로 봤고, 그러므로 1조에 명시된 남북연락사무소에 대한 폐쇄는 어느정도 예상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대북 관계의 변화에 대해서는 미국 대선 전인 오는 9~10월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은 일단 대남 공세를 펴고 미국 대선을 앞둔 9~10월 본격적인 대미공세를 들어갈 것”이라며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무기 도입 중지 등을 요구할텐데 북한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 정부가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북한의 절박한 SOS 신호라고 판단했다. 민경태 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수는 “북한은 ‘국가부도’ 상황의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데, 남한은 코로나19도 잘 극복하고 여당이 압승하는 등 축하할 일도 있어 보이지만 이를 축하할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이라며 “남한에 대한 서운함과 야속함을 넘어 배신감까지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민 교수는 “1차적으로는 대북 전단이 문제였지만 사실 지난 2년간 북한은 기다리고 참고 하면서 쌓여온 불만이 이번에 표출된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북한이 이렇게 힘들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목소리일 수도 있다”며 “우리가 북한의 예의없는 행동에 분노하지만, 북한이 왜 이렇게 절박한 SOS 신호를 치는지 느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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