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공식화한 가운데 군이 최근 북한과 인접한 서북도서 부대들의 개인화기 사격 훈련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소총 사격훈련까지 중단한 것은 이례적인 조치다. 북한에 도발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풀이되지만 북한이 언제 도발에 나설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나친 저자세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주 말경 해병대사령부는 연평도 백령도 등 서북도서 부대들이 실시하는 소총 사격훈련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연락사무소 폭파 전이었던 당시는 북한의 릴레이 대남 비방전이 이어지던 때였다. 연평부대와 제6해병여단(백령도) 등 부대들은 이 같은 지시가 내려오기 전까지 개인화기 사격훈련을 정상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9·19군사합의에 따라 그간 서북도서 부대들은 포 사격 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들 부대는 K-9 자주포를 육지로 반출해 사격을 한 뒤 다시 반입해 오는 방식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그 대신 서북도서 내에선 K-1, K-2 등 개인화기와 K-6 중화기, 구경이 작은 20mm 벌컨포 등의 훈련이 이뤄져 왔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 위협 등 엄중한 현 상황을 고려해 장병의 생존을 보장하고 즉각 대응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주둔지 내 과업을 전환한 것”이라고 전했다. 지휘관의 재량에 따라 사격장으로 이동하는 데 드는 과업을 줄이고 부대 대비태세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대남 도발 피해를 겪은 지역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군 내부에선 경계태세인 ‘진돗개’나 데프콘(DEFCON·방어준비태세)이 격상되지 않았는데 개인화기 훈련을 중단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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