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8일 유럽연합(EU)이 남북연락사무소 파괴 등 한반도 긴장 고조 행위를 자제하라고 촉구한 데 대해 반발했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유럽담당 부상은 이날 담화를 내고 EU를 향해 “우리 인민의 정신적 핵을 건드린데 대한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알기나 하고 함부로 말을 내뱉는가”라고 말했다.
김 부상은 “EU의 이런 잠꼬대 같은 소리에 이제는 어지간히 익숙됐지만 EU의 판별 능력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세계적 판도에서 별의별 일이 다 터졌을 때에는 입도 벙긋 안 하다가 우리를 걸고들 일감만 생기면 놓치지 않고 악청을 돋구어대고 있는 EU의 행태에 분격하기보다는 안쓰러운 생각만 든다”고 밝혔다.
그는“현 북남관계 단절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동에 닿지 않는 조선반도(한반도)의 신뢰 구축과 항구적 평화 타령만 진부하게 늘어놓고 있는 것이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했다.
이어 “EU가 이 마당에서 한 마디 하고 싶다면 우리 인민이 가장 신성시하는 최고존엄을 감히 모독하며 전체 인민을 우롱한 인간쓰레기들을 엄정 처벌하라고 남조선 당국을 되게 신칙(타일러 경계하다)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상은 EU가 대북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말 들어선 EU의 새 지도부가 국제 문제에서 미국의 대조선(대북) 압박 정책에 무턱대고 편승해온 선임자들과는 달리 공정성과 객관성에 어느 정도 준할 것이라는 기대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러한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며 “나는 공정성과 객관성의 보편적 원칙에 기초해 국제관계 문제들을 정확히 판별하고 다뤄나가는 것이 EU가 국제무대에서 하나의 독자적인 극으로 되려는 구상을 실현할 수 있는 선결조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충고하건대 앞뒤 분별도 못 하고 무턱대고 우리를 걸고 들면서 비난하는데만 열을 올리지 말고 EU의 대조선 정책을 시급히 재정립할 것을 요구하는 유럽의 대조선 문제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대외관계청(EEAS)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면서 추가적인 도발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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