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21대 국회 첫 법사위서 "대검이 실수"
한명숙 사건 관련 증인 진정서 접수 후 논란
윤석열·대검 감찰부장, 이견 표출→갈등 확산
추미애 "재배당 경위 조사"…감찰부에 힘실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에 위증교사가 있었다는 진정사건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 의견 충돌이 발생해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수뇌부를 정면 비판하면서 갈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전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해 해당 진정 사건을 대검 감찰부가 아닌 인권부로 재배당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가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상태로 진행됐고, 여당 의원들은 최근 논란이 된 진정사건 배당 문제를 거듭 언급하며 검찰 수뇌부를 우회 비판했다. 질의를 받은 추 장관이 이같은 문제제기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추 장관은 “법무부는 감찰 사안이라고 판단했고, 법무부 감찰담당관도 그렇게 판단해 절차적으로 (대검 감찰부에) 넘긴 것”이라며 “대검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또 “법무부가 이송해 이미 감찰부에 가 있는 사건을 재배당해 인권감독관에게 내려보내는 과정 중에 상당한 편법과 무리가 있었다는 것은 확인된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 사건의 핵심 증인이었던 고(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동료 재소자 최모씨는 지난 4월 법무부에 해당 진정을 제출했다. 법무부는 해당 사건을 대검 감찰부로 넘겼으나, 이를 보고 받은 윤 총장은 대검 인권부로 사건을 재배당하고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이 조사하도록 했다.
하지만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검 감찰부는 징계 감사 외에도 수사권을 가지고 있어 검찰청 공무원의 비위 조사 중 범죄혐의가 인정될 경우 수사로 전환해 각종 영장청구, 공소제기를 할 수 있다”고 적었다. 사실상 윤 총장의 재배당 결정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 논란이 확산했다.
이후 한 부장이 진정사건을 약 한 달 뒤에야 상부에 보고하고, 감찰부에서 향후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재배당을 반대한 사실이 드러났다. 윤 총장은 진정서 사본을 만들어 서울중앙지검에게 사건을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 부장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조직 내 불협화음이 나오면 찬반양론도 불거졌다.
검찰 내홍은 21대 국회 첫 법사위를 겪으며 법무부와 검찰 사이 갈등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추 장관은 단순히 윤 총장 결정을 비판한 것을 넘어 “(재배당 경위에 대해) 심각하게 보고 있고, 이틀 전부터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경위를 파악하는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여차하면 윤 총장을 직접 겨냥하겠다는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실제 법무부는 전날 한 전 대표의 또 다른 동료 재소자이자 진정사건의 중요 참고인인 한모씨를 대검 검찰부에서 직접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윤 총장이 선택한 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이 아닌 대검 감찰부가 조사의 전면에 설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 셈이다.
대검은 추 대표의 법사위 발언 이후 ▲징계시효가 완성돼 원칙적으로 감찰 소관이 아니고 ▲대검 인권부가 검찰공무원의 수사 관련 인권침해 사건을 처리하고 있으며 ▲진정인이 중앙지검에서 조사하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건 재배당에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다.
비교적 차분히 대응하고 있으나 법사위 종료 직후 입장을 밝힌 점 등을 고려하면 사안을 중하게 취급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윤 총장이 추 장관과 검찰 인사,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등 주요 지점마다 부딪히면서 파열음을 냈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검찰이 거세게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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