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핵 카드’만이 답…극단적 대책 세워야”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6월 19일 11시 42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북한이 다시 군사적 위협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과 관련, 19일 ‘핵카드’를 만지는 것 외에 북핵을 포기하게 만들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북한은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며 “모양상으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본질적으로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본질적으로 핵을 포기할 생각이 손톱만큼도 없기 때문에, 2020년까지 50기~100기 정도 핵탄두를 창작한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기 위한 시간 끌기용, 시간 벌기용 협상을 한 것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제 그 2020년이 됐다. 드디어. 그래서 북한 입장에서는 실전 배치가 끝났으니 더 이상 핵 폐기를 이야기하면서 제재를 풀듯 말 듯 이렇게 할 게 아니라, (핵보유를)인정하고 거기서부터 새롭게 남북관계를 시작하자고 하는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하는 거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북한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고 ‘핵카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南 ‘핵 고려’만으로 中 생각 복잡해질 것”
오 전 시장은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는 중국 아니겠냐?”며 “그 중국을 움직이자면 우리가 핵카드를 만지작 만지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핵을 개발한다든지, 미국과 협상해 전술핵을 재배치한다든지, 아니면 유럽식의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든지 이런 몇 가지 옵션을 우리 정부가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마 중국은 굉장히 생각이 복잡해질 거다”고 전망했다.

“文, 스스로 선택지 포기하고 게임 시작”
오 전 시장은 “(중국이)절대 바라지 않는 국면이 한반도에 다시 핵이 들어오는 것이다”며 그런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임기 초 ‘우리는 절대 전술핵 재배치나 핵개발 선택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입장을 정리한 것은 굉장히 큰 전략적 실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선택지를 좁혀놓고 중국을 움직이고 북한을 움직일 카드를 버린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한 거다”고 비판했다.

“리스크?…논란 커질 수록 카드 효용도 커”
그는 실제 핵을 만들거나 배치하자는 뜻보다는 외교적인 전술·전략으로서 핵카드를 활용하자는 뜻임을 부연했다.

미국의 반발로 한미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부작용을 진행자가 꼬집자 오 전 시장은 “지금 국제관계를 볼 때 미국이 쉽게 핵개발을 용인한 상황도 아니고, 전술핵 재배치는 굉장히 복잡한 주변 4강과의 갈등을 야기할 소지가 있는 정책인데 어떻게 100% 밀어붙이겠다는 생각으로 말하겠냐”며 “다만 우리 정부가 북핵을 폐기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선택도 마다하지 않고 다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를 할 때 비로소 북한도 중국도 변화하도록 만들 수 있는 지렛대로 사용하는 게 가능해진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불거지면 불거질수록 아마 외교적인 카드로서의 효용은 더 커질 것이다”며 “사실 그렇지 않나? 북이 도발을 시작하니까 ‘이거 대안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대안이 없긴 왜 없나? 이런 대안이 있는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도도 해보지 않고 ‘그건 안 될 거야.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하지 않은 방안이야’ 라고 말하기에는 상당히 매력적인 카드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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