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량감·돌파력’ 정치인 통일부 장관, 남북관계 반전 이룰까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19일 1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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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남북관계 급경색에 인적 쇄신 통한 동력 확보 택해
후임 임종석·이인영·우상호 거론…당분간 공석 불가피
부총리급 격상으로 통일부에 힘 실어줘야 한다 주장도
차기 장관, 남북관계 과속 美 우려 정면돌파 과제 안아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통일부 장관 교체로 급경색된 남북관계 반전의 계기가 찾아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9일 오전 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다음날인 지난 17일 남북관계 악화의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장고 끝에 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한 것은 급전직하 중인 남북관계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남측이 대북전단 살포를 방치했다며 남북 통신선을 끊고 연락사무소를 무너뜨린 데 이어 군사합의 파기를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북관계 단절도 불사하고 빠른 속도로 남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가운데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수장 자리를 비워두는 것이 적절한 판단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후임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임명되기까지는 적어도 한 달은 걸릴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장관직 공석에 따른 정치적 부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예상되는 국회와의 마찰 등을 감안하고서라도 인적 쇄신을 이뤄 대북정책의 동력을 새롭게 확보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후임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여당 중진 이인영·우상호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철학 이해도와 정치인 출신으로서 추진력을 겸비한 장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으로 2018년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았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직접 만나 신뢰관계가 있는 만큼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상호 의원과 이인영 의원도 임 전 실장과 함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간부 출신으로 남북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의정 활동을 해와 통일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통일부가 목소리를 내려면 장관을 다시 부총리급으로 격상해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통일원(통일부의 전신) 시절인 1990~1998년에는 장관이 부총리를 겸직했다.

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17일 문 대통령과 오찬에서 “통일부 장관의 상대가 김여정 제1부부장이지만 북한의 2인자이니 무게가 있는 분을 부총리 겸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차기 통일부 장관이 급경색된 남북관계를 유화 국면으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미국의 우려와 불만을 정면으로 돌파해나가겠다는 결단과 추진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현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을 남측이 2018년 판문점 선언, 평양공동선언에서 교류협력을 추진하기로 약속해놓고 미국의 대북제재 틀 안에 갇혀 실제 이행에 소극적이었다는 데서 찾고 있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17일 문 대통령의 6·15 메시지를 맹비난하며 “오늘 북남관계가 미국의 농락물로 전락된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집요하고 고질적인 친미사대와 굴종주의가 낳은 비극”이라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의 후임이 미국의 견제를 뚫고, 때로는 미국과 각을 세우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교류협력 사업을 밀고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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