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떠난 김연철 “남북, 증오로 증오 못이겨”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文대통령, 이틀만에 사표 수리
여권 “통일부外 추가인사 없을듯”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사의를 재가했다. 김 장관이 17일 남북관계 악화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지 이틀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40분경 김 장관의 사의 표명에 따른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전날(18일) 김 장관과 만찬을 함께하며 사의 표명에 대한 입장을 경청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이임식에서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에 대해 “결코 증오로 증오를 이길 수 없다”며 “여기서 멈춰야 한다. 저의 물러남이 잠시 멈춤의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당분간 서호 차관 대행 체제로 유지된다.

여권에서는 김 장관의 후임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의원은 당 남북관계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민주당 우상호 홍익표 의원도 거론되지만 모두 고사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서 차관 승진 가능성도 나오지만 청와대 안팎에선 남북 긴장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는 만큼 정치인 출신 기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외교안보 라인의 쇄신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독자적 남북협력을 1월부터 말해 왔는데 참모들이 이를 잘 뒷받침했는지 모르겠다”며 “인물 교체로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북 라인의 투톱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모두 문 대통령 취임 초부터 함께해 왔다. 일각에선 통일부 장관의 지위 격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박지원 전 의원은 라디오에서 “상대가 김여정 제1부부장이지만 북한의 제2인자”라며 “통일부총리 겸 장관이 미국을 직접 가서 설명도 하고, 북한에 가서도 한 번씩 충돌과 설득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통일부 장관 외에 외교안보 라인의 전면 교체에 대해 신중한 태도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당분간 추가 인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은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북한#남북관계 위기#김연철 장관 사퇴#문재인 대통령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