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만난 뒤 귀국했다. 북한의 대남 강경 행보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주변국들은 대북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21일 외교가에 따르면 이도훈 본부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비건 부장관과 미국에서 한미북핵수석대표협의를 가졌다. 양측은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북한이 군사합의 파기까지 시사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한미는 북한의 추가 도발 등을 막기 위한 공조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대북 제재 완화를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외교소식통은 “수석대표들 간 폭 넓은 주제에 대해 충분한 대화를 나눴다”면서도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반도 정세의 엄중함을 고려한 듯, 이 본부장은 방미 기간 동안 외부 동선 노출을 피하고 비공개로 일정을 소화했다. 비건 부장관과의 회동도 국무부 밖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공항에서 협의 내용과 성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국 간 조율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저희는 항상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한반도 정세 악화 방지에 중점을 두고 미국·중국 등 주요국과 상황 평가를 공유하는 동시에, 향후 대응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각급에서 정책공백이 없도록 주요국과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도 한반도 상황 관리에 나섰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 문제도 논의됐다. 이 회담에는 비건 부장관도 참석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관련 브리핑에서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분명히 협력이 가능한 분야가 있다”며 “북한 문제도 미-중 협력이 가능한 영역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이 함께 노력한다면, 북한도 협상 복귀와 북핵 문제를 논의의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비건 부장관은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도 지난 19일 통화를 갖고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양 측은 최근 남북관계를 포함한 북한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갈 것을 확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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