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위기]외교안보라인 개편 청문회 부담
정의용-서훈 특사는 北이 거부… 특보 후보 임종석-임동원 등 거론
남북 긴장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여권 내부에서 갈등 국면을 물밑에서 풀어갈 이른바 ‘한반도 특보’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연철 전 통일부장관 사의 표명 이후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야 하는 추가 외교안보 라인 개편은 일단 유보한 상황에서, 즉시 임명이 가능한 특보직 신설을 통해 남북 갈등의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여권 관계자는 21일 “당장 외교안보 라인 인사를 단행하기 어려운 만큼 북한 문제만 전담할 수 있는 별도의 특보 자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현 상황을 지켜만 볼 수는 없는 만큼 우리가 먼저 움직임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가 있지만 이와 별도로 ‘원포인트’로 특보 자리를 신설해 긴장 국면 완화를 시도하겠다는 의미다. 문 특보는 이미 많이 노출됐고 미국 일각에서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있는 만큼 대북 이슈와 관련해 ‘뉴 페이스’가 필요하다는 것.
특보 논의가 나오는 것은 문 대통령이 제안했던 대북 특별사절단(특사)이 거절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문 대통령은 이번 갈등 국면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특사로 제의했지만 북한은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곧바로 또다시 특사 제안을 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일단 특보를 임명해 ‘예비 특사’의 성격을 부여하고, 시간이 지나 대화 여지가 생긴다면 평양에 보내는 방법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특보’ 후보로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임 전 실장은 2018년 남북 대화 국면의 핵심이었고, 임 전 장관은 과거 여러 차례 특사로 평양을 다녀온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2018년 3월 특사로 방북해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매듭지었던 ‘정의용-서훈 콤비’는 강경노선을 천명한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카드”라며 “새 인물로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야 한다면 임 전 실장, 임 전 장관 등이 적임자”라고 말했다. 최근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으로도 취임한 임 전 실장은 최근에도 계속 청와대와 남북관계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은 비서실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특임 외교특별보좌관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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