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북한에 항구, 철도 등 세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역 설비와 장비를 대규모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올해 1월부터 5개월간 국경을 폐쇄해온 북한이 국경 개방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한국·미국과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북-중 관계 상황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21일 동아일보에 “이달 중국이 북한에 항만과 국경 등 세관에서 물품 반입과 입국 때 사용하는 중국산(産) 코로나19 검역 설비와 장비, 관련 부품, 물품 등 100여 대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핵산 검사 진단키트는 물론이고 검사 샘플 보관, 검사 결과 분석 등을 위한 검역 설비와 장비 일체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검사 샘플 보관을 위한 저온 냉장 용기 등 정밀 장비 등도 포함됐다.
앞서 4월 중국 외교부는 “북한에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일반 방역 물품을 제공했다”고 밝혔지만 국경 세관에서 사용하는 중국산 전문 검역 설비를 북한에 지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1월 국경을 폐쇄했다. 이후 지금까지 남포항과 청진항 등 주요 항구는 물론이고 북-중, 북-러 국경 지역 세관, 열차역 등을 통해 물자를 들여올 때 코로나19의 잠복 기간인 14일간 배, 트럭, 기차 등을 대기시킨 뒤 환자가 나타나지 않아야 해당 물품의 반입을 허용했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빠르게 걸러낼 능력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물품 반입이 너무 오래 걸리고 효율이 떨어진다”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육로와 해로를 통해 쌀과 옥수수 등 식량을 북한에 지원해 왔다. 코로나19로 북한이 국경을 폐쇄해 무역이 제한되면서 북한 내에서 식량과 각종 생필품, 물자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북-중은 최근 단둥∼신의주 간 압록강철교를 오가는 열차 횟수와 화물트럭 수도 늘리고 있다. 러시아 또한 최근 밀가루 2만5000t을 북한에 지원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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