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북한군이 영농기를 맞아 군 병력을 대대적으로 농어촌에 파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겪고 있는 경제난과 식량난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 자료에 담은 북한군 동향에서 “북한군은 영농지원 활동에 주력하며 하계훈련 준비활동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이 영농기를 맞아 대대적으로 군 병력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남북 접경지역 해역에서 조업하는 북한 어선도 증가 추세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북한군이 이처럼 영농활동에 대거 투입되는 것은 최근 북한의 식량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는 북한 내 식량난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9일 북한의 식량 부족과 영양실조 문제가 악화했다면서 식량난 해소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를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퀸타나 보고관은 또 “북한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1월21일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하면서 식량 위기가 악화했다”며 “국경 지역의 무역은 완전히 망가졌고 대도시에는 꽃제비 같은 노숙자가 늘었으며 하루에 두 끼만 먹거나 아예 굶는 가정이 늘고 있고 군 역시 식량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북한 내 식량난은 현지 소식통을 통해서도 알려졌다.
평양의 한 소식통은 지난 15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에 “평양 시당, 시정부기관 간부들에 대한 식량공급이 3개월 전부터 끊겨 지금까지 큰 어려움 없이 살아오던 간부가족들이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며 “평양시당과 시정부기관 간부들에 대한 식량공급 중단사태는 지난 7일 진행된 당중앙위원회 7기 13차 정치국회의에서 대책을 논의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식량난으로 영농활동에 대거 투입될 때는 사실상 훈련을 중단해왔다. 2008년 당시 북한군은 전후방지역에 주둔한 병력을 영농지원에 투입하느라 부대별 훈련을 예정대로 소화하지 못한 바 있다.
북한 매체 역시 연일 영농활동 관련 기사를 게재하며 식량 증산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기사에서 “농작물 가꾸기의 모든 공정을 철저히 주체농법의 요구대로 진행해 나가는 것이 곧 과학농사이며 과학농사 열풍을 세차게 일으켜나가는 여기에 다수확의 근본담보, 올해 알곡고지 점령의 기본열쇠가 있다”며 “누구나 지난 시기 최고 수확년도수준을 돌파한 다수확단위들의 농업근로자들처럼 정성 다해 농작물을 가꿀 때 당 창건 75돌이 되는 뜻깊은 올해에 전야마다에 풍요한 가을을 펼쳐놓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북한군은 주둔지 일대 시설 보수공사에도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북한군은 노동당 설립 75주년 행사가 예정된 오는 10월까지 평양 미림 비행장 일대 장비고 신설과 김일성 광장 보수 등 행사 준비에 투입될 전망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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