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가능성 등 한미일 동맹 균열 우려를 보고 받은 뒤 오히려 한일을 상대로 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의 호재로 여겼다는 주장이 나왔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고록에서 지난해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전에 이 문제(한일 역사 갈등)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그래서 우리(미국)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23~24일 방한한 볼튼 전 보좌관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서 “한국은 이번 사안이 1965년 청구권 협정을 뒤엎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으며, 대법원 판결에 따라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들었다고도 했다.
볼튼은 한국이 지소미아 연장 통보 시한(2019년 8월 24일)을 앞두고 이런 서울의 기류를 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방위비 분담금과 연결시켰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연 80억 달러, 한국에 50억 달러의 방위비를 받는 것을 강조했으며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며 “지금 (한일에) 돈을 요구하기 좋은 때”라고 말했다는 것.
볼튼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관계 악화에) 무관심했지만 정 실장에게 상황 악화를 막고 창의적 방안 도출을 위한 1개월의 분쟁중지협정(standstill agreement)을 내가 제안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해 7월 1일 일본은 한국에 대해 반도체 산업 부문 수출 규제를 발표했으며, 정부는 8월 22일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하며 한일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 그러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22일 지소미아 종료 효력을 유예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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