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北 연락사무소 폭파, 군사합의와 무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3일 03시 00분


영토침탈 아니란 취지 국회답변
‘軍이 상황 안이하게 평가’ 지적
“김여정, 악역 맡은 실질적 2인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9·19군사합의와는 연관성이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22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출석해 “우리 영토, 영해에서 이뤄지는 (재산 침탈) 사안과 다소 개념상 차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연락사무소 자체가 군사합의와 직접적 상관은 없지만, 판문점선언의 결과로 만들어진 연락사무소를 폭파했는데도 군이 상황을 안이하게 평가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정 장관은 북한이 예고한 대남전단 살포에 대해 “북한이 어떤 수단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군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남전단 살포에 무인기를 사용할 경우 군사적 대응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대남 공세를 주도하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북한의) 2인자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장관은 이어 “실질적 악역은 밑(김여정)에서 담당하고 나중에 남북관계 개선이나 북-미관계 개선 등 정책적 변화가 올 때 김정은 위원장 이름으로 해서 위상을 더 확고히 하겠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10월 10일)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조만간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방부가 이날 국회 국방위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북한군은 당 창건 75주년 행사를 준비하며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 장비고를 신설하고 김일성광장 보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군은 북한 전략무기의 공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업무보고에선 북한 내 미사일 시설 인력과 장비, 차량 등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군 안팎에선 고체연료를 탑재한 ICBM 등 북한이 연초 공언한 ‘새로운 전략무기’의 공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SLBM 3기를 탑재할 수 있는 신형 3000t급 잠수함 건조를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군은 “북한군이 주둔지 일대 시설의 보수 및 공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혀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나 해안초소 등 복구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연락사무소 폭파#9·19군사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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