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격적인 ‘대남 군사행보 계획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도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배경이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24일 김정은 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 예비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 회의 형식이 이례적이었다. 북한 매체들은 이번 회의가 ‘화상회의’로 열렸다고 전했다. 통상 김 위원장이 주재하는 회의는 노동당 중앙청사에서 고위 간부들이 모인 가운데 열리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이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북한이 밝힌 회의 방식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공개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매우 이례적인 형식”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방식의 회의가 열린 것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이 이날 회의가 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5차 회의의 ‘예비회의’라고 밝힌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먼저 나온다.
이는 북한이 곧 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5차 회의의 본회의를 개최한다는 뜻으로, 이날 회의가 격식보다는 내용에 초점을 맞춘 방식의 회의였기 때문에 비대면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다.
또 이런 선택의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김 위원장이 북한의 대남 전단(삐라) 살포 준비 및 접경지역의 대남 확성기 설치가 한창 진행 중이던 23일에 회의를 연 것을 감안하면, 이번 회의가 긴급하게 소집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국면 전환의 필요성을 느껴 직접 이 같은 방식의 회의를 소집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를 다시 언급하는 분석도 있다. 그의 몸상태가 대면 회의를 열기 어려운 상태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번 회의의 결정은 북한이 이례적으로 강경하게 나섰던 대남 기조를 일시에 전환하는 것인데, 이 같은 중요한 결정을 내리면서 비대면 방식의 회의를 주재한 것은 의아한 측면이 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는 관영 매체의 사진과 영상을 통해 대대적으로 공개하면서 메시지 효과를 극대화했는데 이날 보도에서는 이 같은 모습도 찾아볼 수 없다.
김 위원장이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한 차례 건강이상설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만큼, 이번의 회의 방식도 그의 건강이상설과 연결돼 해석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
아울러 그가 코로나19 국면 이후 강원도 원산의 특각들을 주 거주지로 삼아 평양을 비우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어, 이번 회의가 원격 화상회의 방식으로 이뤄졌을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의 마지막 공개활동은 지난 7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13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것이다. 당시 북한 매체에 등장한 그의 모습에서는 이렇다 할 건강 이상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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