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남 확성기 사흘만에 철거… 南비난 기사들도 삭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5일 03시 00분


정경두 “여러 군데… 현재 확인중”
선전매체 ‘대남 때리기’ 자취 감춰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다시 설치한 대남 확성기 시설을 사흘 만에 도로 철거하는 모습이 24일 군 당국에 포착됐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4일 대남 비난 담화 이후 적대적인 여론몰이를 주도했던 북한 대외선전 매체들은 이날 대남 비난 기사 10여 건을 돌연 삭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계획에 대한 보류 결정에 따라 대남 공세에 나섰던 각 부분들이 일제히 태세 전환에 나선 것이다.

24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부터 강화, 철원, 평화전망대 인근 지역 등에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에 대한 철거에 들어갔다. 앞서 북한은 21일 오후부터 전방 지역에서 대남 확성기 조립에 나섰고 전날까지 30여 곳에 확성기를 다시 들여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황해도 봉화산 인근에 설치된 대남 확성기에 위장막 혹은 방수포로 보이는 덮개가 씌워져 대남 방송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돌았지만 돌연 해체 수순에 들어간 것.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업무보고에서 “여러 군데 (철거를) 했기 때문에 저희가 다 현재 확인 중”이라고 했다.

‘대남 때리기’ 선봉에 나섰던 북한 선전매체들은 비난 기사들의 삭제 조치에 나섰다. ‘조선의 오늘’ ‘통일의 메아리’ ‘메아리’ 등 홈페이지에 이날 오전 게재됐던 대남 비난 기사 13건이 반나절도 안 돼 모두 삭제된 것. 특히 김 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계획 보류 지시를 담은 24일 노동신문에는 대남 비난 기사가 아예 자취를 감췄다.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향후 중앙군사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다시 전략노선을 제시할 때까지 당분간 대남 비난은 줄어들 것 같다”고 했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신규진 기자
#북한#대남 확성기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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