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측태도 따라 수위조절’…南, 동향 살피며 삐라대책 속도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25일 14시 26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발표 후 악수하고 있다. 2018.9.19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발표 후 악수하고 있다. 2018.9.19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지난 20일간 퍼붓던 대남 공세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향후 남북관계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당장 비무장지대(DMZ) 부대 주둔과 같이 북측의 무력 도발에 대한 위험은 잦아들었지만 남북 간 대화 재개 등과 같은 극적인 남북관계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25일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는 일관되게 남북간 합의를 준수해야 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6·25전쟁 70주년 전날인 지난 24일 북한은 대남 적대 공세 분위기를 극적으로 전환했다.

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명의의 담화를 기점으로 20일 만이었다. 북한은 그간 9일 남북 통신연락선을 차단,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일방적 폭파, 대남 전단(삐라) 1200만장 살포 예고, 대남 확성기 설치 등으로 한반도 내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전날인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보 계획 보류’ 결정과 함께 북한의 태세가 전환됐다.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을 재설치 한지 사흘만에 모두 철거하고 전날부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탈북자 규탄 기사를 비롯한 대남 비난 기사를 싣지 않았다. 이튿날인 25일에도 신문은 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이로 인해 남북간 긴장감은 어느 정도 누그러진 모습이다.

북한 입장에서도 이번 강경 대남 정책으로 내부 결속, 대외적 존재감 과시 등의 소정을 목적을 이룬 만큼 한동안은 큰 군사 도발 등의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북한이 남측의 대북정책이나 국내외 정세 등을 살피며 움직임일 가능성은 있다.

전날 밤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담화를 통해 “남조선당국의 차후태도와 행동여하에 따라 북남관계전망에 대하여 점쳐볼수 있는 이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이 또한 북한이 향후 남한의 대응 방향을 살펴볼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교 대학원 교수는 “북한은 남측의 언행을 두고 지속적으로 신중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면서 “최근 대남전략 기조에 변화가 있는 것에 대한 배경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향후 미국 또는 중국 등과의 대외적 외교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도 신중하게 북한의 움직임을 살필 전망이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 대북 전단 살포 금지를 위한 방안 마련에는 속도를 낼 방침이다. 대북 전단 살포는 남북 합의를 위반 사항이며, 접경지역 주민의 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향후 남북관계에 대해 “북한이 결정적 단계에서 군사조치 보류한 행위는 행위자체가 긍정적이지 않을 수 없다”면서 “향후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서로 대화를 통해서 상호 관심사들이 협의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북한이 대남 군사행보 계획을 완전하게 취소하거나 철회가 아닌 ‘보류’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언제라도 ‘재개’가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특히 남북간 통신연락선이 모두 끊겨 있으며 최근 북한이 특사파견 등을 공개적으로 거절한 점을 보면 남북간 대화나 교류의 흐름이 당장 이뤄지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이번 기회로 정부의 대북정책 진정성을 확인해 보기 위해 잠시 보류라는 신호를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가 성급하게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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