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은 25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잇따라 만나 원 구성에 대한 진지한 협상을 요구했지만 여야의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이날 민주당은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을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일괄 선출해달라고 박 의장에게 요구했다.
반면 통합당은 상임위 명단 제출까지 거부하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직을 민주당에 뺏긴 마당에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직도 민주당이 독식하라며 강공을 펴고 있다.
박 의장은 이날 오전 11시 김 원내대표 등 여당 원내지도부와 만나 “3차 추경안을 고민하고 있고 여야가 막판까지 진지하게 추가 (원 구성) 협상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오는 26일 본회의를 예정대로 개의하고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하는 방안을 박 의장에게 전달했다.
이날 회동 이후 김 원내대표는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대한 원포인트 선출을 논의했느냐’는 물음에 “(모든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다 열자고 했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가 상임위 구성을 위한 명단을 제출하지 않겠다는 얘기가 들려오는 데 지금까지 해온 말과 달라져서 저희들이 어떻게 할지 대응방안을 만들겠다”며 “다만 계속 (통합당을) 기다릴 순 없다. 집권당으로서 책임있게 국회를 가동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장과 민주당 원내대표단의 회동 이후 오후 2시에는 주 원내대표가 원 구성 협상을 위해 박 의장을 찾았지만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박 의장과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원활한 원구성을 위해 박 의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박 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은 없다”고 말했다.
또 주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도 민주당이 26일 본회의를 열고 남은 12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정상적인 원구성이 언제될지 모르겠지만, 저쪽(민주당)은 상임위 배정명단을 달라고 간절히 요청하는데 명단을 내면 아마 배정하고 (상임위원장을) 뽑을 텐데 그럴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현재 민주당과 국회의장실이 약간 혼란 상태에 빠진 것 같다”며 “추경안이 올라와 있지만 12개 상임위 전체를 구성하지 않으면 심사가 어려워 고민하고 있는 등 딜레마(진퇴양난)에 빠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추경안을 심사하려면 각 상임위에서 예비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상임위 구성이 안 될 경우 국회의장이 상임위의 심사 기간을 정할 수 없고, 국회법상 의장이 심사 기간을 정하더라도 천재지변 또는 국가비상사태,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하는 경우에 한정돼 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추경안을 단독 심사할 경우 국회법을 위반한다는 점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당이 의장실을 방문한 이후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오후 3시 다시 박 의장을 찾았다.
이날 두번째 회동 이후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단-간사단 연석회의에서 김 원내대표는 통합당에 “꼼수와 시간끌기가 아니라 실력과 대안을 기대한다”며 “합의를 번복하고 약속하고 뒤집는 통합당의 잘못된 고질병이 재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3차 추경 처리를 위해 양보하고 인내했다. 하지만 더이상 야당을 기다리는 게 무의미하게 됐다”며 “우리의 선의를 꼼수로 대응하면 법과 절차에 따라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통합당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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