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군사행보 계획 보류’ 결정 이후 대남 비난을 자제하고 있는 북한 매체가 내부 단속에는 힘을 쏟는 모습이다.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25일 자 ‘제일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우리 평양 시민들은 위대한 어버이를 언제나 몸 가까이 모시고 사는 행복으로 하여 늘 가슴이 부풀어 있다”라고 밝혔다.
매체는 지난 7일 김 위원장이 주재한 제7기 제13차 정치국회의에서 ‘수도(평양) 시민들의 생활 보장’ 문제가 논의된 것을 두고 최고지도자가 특별히 “마음을 썼다”면서 의미를 부여했다.
또 선대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인민 생활 향상에 크나큰 심혈을 기울였다”면서 “행복한 수도 평양의 가정들에는 백두산 절세위인들의 다심한 은정과 사랑이 뜨겁게 어려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진 시련과 난관 속에서도 인민을 위한 모든 일이 나라의 제일가는 중대사로 되는 나라”는 오직 북한 뿐이라며 “우리 평양 시민들이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매체는 불과 이틀 전인 23일 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 예비회의에서 총참모부가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한 데 대한 반응은 싣지 않았다.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비난 이후 탈북자와 남한 정부를 향한 비난을 쏟아내던 북한 관영·선전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보류’ 결정이 보도된 24일을 기점으로 관련 기사를 일절 게재하지 않고 있다.
조선의 오늘·우리민족끼리 등 선전매체들은 최근 대남 비난 기사 100여 개를 모아놓은 별도의 페이지도 삭제했다.
대남 강경 기조가 돌연 보류된 데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내부적 동요를 막고 사상 결속 재차 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노동신문도 김 위원장의 결정을 알린 24일 자 기사에서 평양 거리 일대에 핀 장미꽃 사진을 여러 장 게재했다. 이는 ‘보류’ 결정 이후 달라진 신문의 기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남 비난전이 한창이던 지난 13일에는 ‘지하 평양이 젊어진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평양 시내 위치한 지하철역 내·외부 사진 수십 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일단 수도 평양을 중심으로 결속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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