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독재체제 北과 함께 잘 살자고?…文, 길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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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26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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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상임위 원 구성 관련해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상임위 원 구성 관련해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6일 문재인 대통령의 6·25전쟁 70주년 연설에 대해 “문 대통령과 이 정부의 안보팀에게선 ‘통일의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 사람들은 김정은에게 어디로 가야한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핵 포기하라고 딱 부러지게 말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 길을 잃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6·25 70주년 문 대통령의 연설이 계속 마음에 맴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있었던 6·25전쟁 70주년 행사 기념사에서 “남북 간 체제경쟁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은 없다. 우리는 평화를 추구하며, 함께 잘 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이 지난 3년간 김정은과 김여정 등 북한 당국을 접촉하면서, 이런 식으로 길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라며 “잘못된 신호를 줘서 김정은이 길을 잃게 한 것은 아닌가 우려한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그는 “정치인 김대중은 ‘통일 한국의 정치체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축으로 해야 한다. 현실 사회주의가 모두 실패했다. 북한 역시 이 길로 가야 한다. 개혁 개방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핵을 포기하라’는 메시지를 포기한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는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만 실현될 수 있다”며 “정치범 수용소, 고모부와 형을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독재정치와 함께 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공동묘지의 평화’가 아니다. 전쟁이 두려워서, 핵무기를 앞세운 협박이 무서워서, ‘함께 잘 살자’고 애원하는 게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이 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의 체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세계사의 보편적 흐름”이라며 “김정은 역시 이 흐름에 올라타야만 인민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다. 이 흐름을 거슬러가는 한 ‘수용소 군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북한 노동신문, 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북한 노동신문, AP/뉴시스

주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이 점을 강하게 지적해야 한다. 유엔의 대북한 인권결의안 채택에서 계속 발을 빼는 건 옳은 선택이 아니다”라며 “우리 헌법은 대통령에게 통일의 임무를 부여했고, 그 통일은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기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걸 어떻게 대놓고 하느냐, 뒤에서 만나면 다 한다’ 그게 그렇게 얘기해서 될 일이냐”며 “그렇게 하니 김정은·김여정이 공개적으로 대놓고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이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무력 남침으로 수백만이 희생된 그날, 대통령의 표현은 ‘남북간 체제 경쟁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 북한은 세계사의 흐름에 함께 해야 한다. 그게 북한 인민을 위한 선택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한반도 평화에 동참하기 바란다’로 바뀌었어야 했다”라고 충고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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