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실장 서훈, 통일장관 이인영’ 유력
연락사무소 폭파 등 긴장 국면속 청와대 ‘분위기 쇄신 필요’ 판단
이인영 입각땐 첫 정치인 통일장관… 임종석은 ‘한반도 특별보좌관’ 관측
국정원장에 김상균-김준환 거론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취임 후 처음으로 안보 투톱인 국가안보실장과 국가정보원장을 교체하고 외교안보 라인 개편에 나선다.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남북 긴장 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1월 미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필요성까지 제기하고 나선 상황에서 어떻게든 분위기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 교체하고, 비어 있는 통일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실장 등에 대한 인사는 이르면 3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청와대 및 여권 관계자들은 2일 “안보실장 교체는 이미 기정사실로 정해졌다”며 “서 원장도 국정원에서 안보실장으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도 이날 안보실 핵심 간부들과 함께 고별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이 자리에서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다. 시원섭섭하다”는 소회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줄곧 안보 투톱으로 호흡을 맞춰온 정 실장과 서 원장은 2018년 3월 대북 특별사절단(특사)으로 평양을 다녀왔고, 서울고-서울대 선후배 사이다. 서 원장은 2012년 대선은 물론 2017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했다. 한 친문(친문재인) 의원은 “정 실장의 자리를 서 원장이 이어받는 건 이미 예전부터 정해졌던 흐름”이라고 전했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후임으로는 이 의원이 사실상 내정됐다. 민주당은 이 의원을 일찌감치 통일부 장관 후보로 청와대에 추천했고, 청와대 역시 단수 후보로 이 의원에 대한 검증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이 입각한다면 현 정부 들어 첫 정치인 출신 통일부 장관이 된다.
서 원장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국정원장도 함께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국정원장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임 전 실장은 이른바 ‘한반도 특별보좌관’을 맡아 사실상 예비 대북특사 자격으로 물밑 접촉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 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자신의 후임으로 김상균 국정원 2차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정 실장, 서 원장, 민주당 윤건영 의원, 당시 통일부 천해성 차관 등과 함께 특사로 평양을 다녀온 바 있다. 김 차장 외에 김준환 국정원 3차장도 국정원장을 두고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문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두 사람의 경력과 성향이 서로 달라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지명과 별도로 실제 취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 구성 협상에 대한 이견으로 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는 데다 다른 17개 상임위원장과 달리 국정원을 관할하는 국회 정보위원장만 유일하게 선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이 대남 강경 모드로 돌아선 상황에서 남북 소통 채널에 ‘국정원-통일전선부’ 채널밖에 남지 않아 국정원 수장 자리를 비워 놓기도 어려운 만큼 안보실장 등과 함께 인선 발표가 날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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