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방위비분담금협상 대표(선임보좌관·사진)가 이달 중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4월 한미 협상단의 실무합의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거부한 가운데 미국 협상 대표가 교체되면서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진 방위비분담금협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미 사정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미 당국은 최근 드하트 대표가 이달 말 사임한다는 소식을 한국 정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2일 협상 대표로 임명된 지 10개월여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셈이다. 드하트 대표는 한국 협상단과 지난해 10월부터 제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해 7차례 협상을 진행해 왔다.
외교가에선 통상 방위비분담금협상 대표가 1년 이상 임기를 보장받아 왔던 것과 비교하면 드하트 대표의 사임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드하트 대표의 전임인 티머시 베츠 전 대표는 3년간 방위비 협상을 이끌기도 했다. 드하트 대표의 사임을 두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당초 개정 시한을 넘긴 지 반년이 지났지만 증액 규모를 두고 한미가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등 난항을 겪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한미 협상단은 3월 말 방위비 총액을 전년(1조389억 원) 대비 13% 인상한 뒤 2024년까지 연간 7∼8% 상승률을 적용한다는 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1년 계약의 13억 달러(약 1조5918억 원)를 역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상에 차질을 빚었다.
일각에선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협상 대표 교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한미는 지난달 2일(현지 시간) 4월부터 무급휴직에 돌입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를 한국이 지급하는 방안에 합의하며 급한 불을 끈 상황이다. 드하트 대표 교체 직전 한미 당국이 막판 협상 속도를 높여 방위비분담금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한 외교 소식통은 “(한국이) 한 개인이 아니라 미국 정부와 협상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 대표가 교체된다고 해도 협상 국면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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