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국회 상임위원장 중 17개를 독식한 더불어민주당이 그 중 7개를 미래통합당에 돌려주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국회 운영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상임위원장 배분에 대해서는 ‘법사위원장 없는 배분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5일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통합당이 7개 상임위원장을 돌려달라고 할 경우 되돌릴 수 있는가’하는 질문에 “통합당이 그런 요청을 정말 한다면 충분히 논의해보겠다”고 대답했다. 이후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의 회동을 앞두고 “국회의장의 상임위 강제 배정과 민주당의 17개 상임위원장 독식이라는 잘못된 원구성이 이뤄졌다”며 “원구성을 정상화하기 위한 협상을 진지하게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잘못된 원구성의 정상화’는 법사위원장을 야당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3차 추경안을 조속히 처리하기 위해 단독으로 원구성을 마쳤으나 현 상태로 국회를 계속 운영하기에는 ‘야당 패싱(무시)’이라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때문에 통합당의 요구가 있다면 언제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재분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기류다. 통합당 몫이었던 상임위원장을 맡은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통합당이 돌려달라고 하면 언제든 상임위원장 직을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원구성 협상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7개 상임위원장을 통합당 몫으로 주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통합당은 이를 거부했다.
통합당 내부에선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갖지 못하는 이상 다른 상임위원장 재배분 논의는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 다수다. 통합당 관계자는 “이제 와서 상임위원장을 받을 이유가 없다.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가지고 책임도 모두 민주당이 져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변한 것이 없다”고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아서 생긴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나온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서 당 지도부를 향해 “예결위원장을 맡았으면 추경 심사 연장 애걸은 필요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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