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7월 임시국회 첫날인 6일 국회에 복귀하면서 여야가 국회 정상화를 두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야당 몫 국회부의장을 거부하던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상황이 변했으니 (부의장 수락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부의장을 맡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 이에 따라 박지원 신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맡은 국회 정보위원회도 조만간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상 정보위원장 선출 등 정보위 구성은 국회부의장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 다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법안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탄핵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해임건의 등을 둘러싸고 팽팽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여야는 이날도 의사 일정을 합의하지 못한채 공방전만 반복했다.
통합당은 이날 오후 국회 상임위원회에 강제 배정됐던 의원들을 다시 배정하는 보임계를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제출하고 원내로 전격 복귀했다.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에서 ‘원내 투쟁’을 통해 야당의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당의 전략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통합당은 청와대를 피감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운영위에 3선 김도읍 의원과 재선 곽상도 의원 등 핵심 ‘공격수’를 배치했다. 운영위에서 민주당 1호 당론인 ‘일하는 국회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이 논의된다는 점도 고려했다. 법사위에도 20대 국회에서 간사였던 김도읍 의원을 다시 ‘위원장급 간사’로 내세우고 3선의 장제원 의원과 검사장 출신의 유상범 의원 등을 배치했다. 외통위에는 여권에서 안보 관련 상임위 불가론을 주장한 탈북민 출신 통합당 태영호 지성호 의원을 배정했다.
국회 18개 상임위는 가동 준비를 마무리했지만 여야는 7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 날짜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7월 임시국회에서 21대 국회 개원식을 열고 국회의원 선서와 문재인 대통령 연설 등 통상적 절차를 밟자는 여당과 단독 원 구성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개원식 없는 국회를 주장하는 야당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네 탓 공방 속에 여야 지도부는 여론전에 집중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은 민생을 위해 일할 때”라며 “(야당은) 특검이니 국정조사니 무리한 정쟁거리만 말 할 것이 아니라 민생과 개혁을 위해 일하는 국회를 함께 해주시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고,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일하는 국회법’을 두고 “제목만 그럴듯하지 야당을 무력화하는 독재 고속도로 법”이라고 비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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