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부동산 대책]정부 부동산대책 ‘일방통행’에 불만
노영민, 고위당정청협의회서 침묵
김태년 “국민 눈높이서 비판 소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일방통행’에 노골적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청와대와 정부가 다 결정해서 보도자료까지 뿌린 뒤 당에 요청하는 당정협의는 받지 말라”며 정부 주도 부동산 대책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전날 서울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도 정부 관계자들을 향해 “매번 뒤늦게 보완대책을 만들지 말고, 혁명적인 대책을 갖고 오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에 ‘대책은 정부가 만들고 책임은 민주당이 진다’는 불만이 상당하다”며 “욕먹을 바엔 당이 좀 더 주도적으로 정책 설계에 참여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2일 다주택자 과세 강화 등을 지시하자 지난주 국토교통부가 후속 대책을 민주당에 보고했으나 당 지도부는 “기존 대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며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도 ‘혁명적 대책’을 주문했다. 그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찔끔찔끔 대책을 내놓지 말고 혁명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과감하게 세제를 다듬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리는 특히 2주택자부터 12% 이상, 3주택자 이상은 15%의 취득세를 부과하는 싱가포르 사례를 직접 예시로 들며 해외 사례 검토도 지시했다. 6일 오후 국회를 찾아 이 대표를 만난 홍 부총리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투기 수요는 단호하게 근절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한다는 두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고 했다.
다만 공급 대책에 있어서는 당도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3000채 이상 대단지 규모 공급이 필요한데 이 경우 개발 기대감에 따른 주변 집값 상승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전날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대신 충북 청주의 아파트를 팔기로 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례적으로 별다른 발언 없이 침묵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여당에선 노 실장의 반포 아파트를 어떻게든 매듭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청와대 발표가 잘못됐다고는 하지만 부동산과 관련해 국민들께서 워낙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여러 가지 비판받을 소지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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