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文대통령 “민주노총, ‘노사정 협약식 불참’ 대단히 아쉬워”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7월 7일 10시 45분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구성된 노사정 대표자회의 협약식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불참으로 취소된 것과 관련해 “대단히 아쉽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협약이 체결됐다면 사회적 대타협의 중요한 첫 걸음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위기극복을 위해 마주앉은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잠정 합의에 이르고도 마지막 순간에 민주노총의 협약식 불참으로 최종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노사정 대표자들이 긴 논의 끝에 조금씩 양보하며 잠정 합의에 이른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며 적지 않은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잠정 합의된 내용을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이어받아 사회적 합의로 완성시켜주시기 바란다”며 “민주노총도 협력의 끈을 놓지 말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걸맞게 과거 산업화 시대의 대립적 노사관계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며 “노동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노력과 함께 서로 상생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노사관계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체육계 폭행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것에 대해선 “체육계는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낡고 후진적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합당한 처벌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관계부처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체육계와 함께 실질적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며 “유사사례 더 있는지도 폭넓게 살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문재인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전문
코로나 위기극복을 위해 마주앉은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잠정 합의에 이르고도 마지막 순간에 민주노총의 협약식 불참으로 최종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대단히 아쉽습니다. 협약이 체결됐다면 사회적 대타협의 중요한 첫 걸음이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노사정 대표자들이 긴 논의 끝에 조금씩 양보하며 잠정 합의에 이른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며 적지 않은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노사정이 함께 어려움 나누고 극복하자는 뜻이 잠정합의문에 담겨있습니다. 일자리와 기업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함께 노사의 고통분담과 상생협력의지가 실려 있습니다. 위기극복과정에서 불평등이 심화돼온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는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보건의료종사자의 처우개선과 인력확충 등 국가방역체계와 공공의료 인프라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 추진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와 같은 합의정신은 적극적으로 살려나가야 합니다.

잠정 합의된 내용을 경사노위에서 이어받아 사회적 합의로 완성시켜주시기 바랍니다. 민주노총도 협력의 끈을 놓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이번 합의의 정신을 최대한 이행해 살려가겠습니다. 최대 90%의 고용유지지원금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하여 5000억 원을 증액하는 등 3차 추경에도 이미 반영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잠정합의의 내용대로 고용유지와 기업의 생존을 위한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고용보호 사각지대 해소 로드맵도 연말까지 마련하겠습니다. 새로운 시대변화에 맞춰 노사관계도 발전해야 합니다. 세계는 지금 디지털 시대로 대전환하면서 노동의 형태가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 특수고용근로자 플랫폼 노동자 등 비전통적인 노동과 일자리가 급격히 확대됐고 이미 우리 사회 전반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전국민고용보험의 추진도 이러한 시대변화를 반영한 것입니다. 이번 노사정 협의과정에서도 노사정 모두가 공감하고 동의한 부분입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걸맞게 과거 산업화 시대의 대립적 노사관계에서 벗어날 때가 됐습니다. 노동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노력과 함께 서로 상생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노사관계로 나가야 합니다. 특히 위기 시기에 상생과 협력의 문화는 더욱 절실합니다. 서로 양보하며 대타협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야말로 위기에서 나라 구하는 길이며 모두를 살리는 길입니다.

최근 체육계 폭행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사랑받아야할 선수가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것이 매우 안타깝고 가슴 아픕니다. 고인이 된 선수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 전합니다. 선수에 대한 가혹행위와 폭행은 어떤 말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구시대의 유산입니다. 체육계는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낡고 후진적 행태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인식과 문화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메달이 최고의 가치가 아닙니다. 성적이 선수의 행복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선수가 경기를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극복을 위해 스스로 흘리는 땀방울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훈련의 가혹행위와 폭행이 따른다면 설령 메달을 딴다고 하더라도 갚진 일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불행한 사건이 반복되어선 안 됩니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합당한 처벌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피해자가 경찰과 협회, 대한체육회, 경주시청 등을 찾았으나 어디에서도 제대로된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는 것도 그것이 사실이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입니다. 스포츠 인권을 위한 법과 제도가 아무리 그럴듯해도 현장에서 작동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입니다. 관계부처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체육계와 함께 실질적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주기 바랍니다. 아울러 유사사례 더 있는지도 폭넓게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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