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美, 경협 반대한적 없지만 한국정부 무조건 지지는 아닐 것”
비건, 방위비 분담금 협상 논의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는 8일 최근 여권 내에서 비판이 일고 있는 한미워킹그룹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남북 경협에 대해서는 진전이 있다면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상관없이 남북 경협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선 무조건적 지지를 보내는 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비건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남북 협력을 강력히 지지하며 이것(남북 협력)이 한반도를 더 안정적인 환경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남북 협력에 있어서) 북한과 목표를 진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를 완전히 지지할 것을 기대한다(We look forward to fully supporting the government of Korea as it advances its goals with North Korea in inter Korean cooperation)”고 했다. 지지한다는 게 아니라 지지할 것을 기대한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미국이 남북 협력에 대해 찬성한다는 오래된 입장을 확인했지만, 현재 여건상 한국 정부에 대한 ‘완전한 지지’는 아닐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홍균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미국이 한 번도 남북 협력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면서도 “(남북 경협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한다는 메시지로 읽을 수는 없다”고 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도 “‘목표를 향한 진전’이 핵심이다. 진전이 생긴다면 전적으로 지지하겠다는 것이다. 워킹그룹이 남북 협력을 방해한다는 비판을 인지하고 있다는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비건은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한미차관전략대화를 갖고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협상과 주요 7개국(G7) 확대정상회의 초청 건에 대한 논의도 했다.
조 차관은 대화 후 기자회견에서 “(방위비분담금 협상 관련) 양측이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에 상호 수용 가능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반중 경제블록 구상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참여 문제는 비중 있게 논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은 이날 오후 국가정보원을 비공개로 방문해 한미 대북 연합정보자산 등을 점검했다. 9일에는 청와대를 방문해 서훈 국가안보실장 등을 만난 뒤 일본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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