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은 9일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 당사에서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공식 출마 선언부터 당 대표 선거의 경쟁자이자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의원을 겨냥한 것. 김 전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저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대신 어떤 대선 후보라도 반드시 이기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출사표를 던지면서 경쟁자인 이 의원이 2년의 당 대표 임기를 다 마칠 수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했다. 민주당의 ‘대선 출마 1년 전 당직 사퇴’ 규정에 따라 이 의원은 당 대표가 되더라도 2022년 대선에 출마하려면 7개월 뒤인 내년 3월에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은 “내년 4월 7일 재·보궐 선거의 승패는 문재인 정부 후반기의 갈림길”이라며 “이 중요한 선거를 코앞에 둔 (내년) 3월 당 대표가 사퇴하면 선거 준비가 제대로 되겠나”라고 했다. 그는 “중요한 선거가 모두 네 차례나 줄지어 있다”며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와 9월 대선 후보 경선, 2022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 등을 차례로 언급했다. 이어 “그 모두가 이번에 뽑을 당 대표가 책임져야 할 선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기 2년 당 대표의 중책을 완수하고 중요한 정치적 고비를 당원, 지지자와 함께 돌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꽃가마 타는 당 대표가 아니라 땀 흘려 노 젓는, 책임 당 대표가 되겠다”고도 했다.
김 전 의원은 또 민주당의 취약 지역인 영남 지역 공략을 강조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되면 대선까지 1년 6개월의 시간이 있다. 그동안 영남에서 정당 지지율 40%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네 차례 출마했던 김 전 의원은 “(차기 대선에서) 영남 300만 표를 책임지겠다”며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졌을 때도 저는 40%를 얻었고, 그래서 자신 있다”고도 했다.
한때 한나라당(현 미래통합당)에 “담았던 김 전 의원은 민주당과의 인연도 강조했다. 그는 ”30년 전 저는 김대중 총재가 이끄는 민주당의 꼬마 당직자였다“며 ”여기까지 온 민주당의 자랑스러운 뜻을 온 국민과 함께하고 그 역사를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당 대표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선언을 한 이 의원과 달리 민주당 당사를 출사표의 무대로 택했다.
그러면서도 김 전 의원은 호남 출신인 이 의원이 맞붙는 이번 전대가 ‘호남 대 영남’ 구도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이번 싸움을 무슨 대선 전초전이다, 혹 영호남 당내 대결이다, 하는데 그런 식으로 보진 말아 달라“며 ”그건 이 의원이나 제가 살아온 삶을, 정치적 자산을 부인하는 못난 결과“라고 말했다.
이 의원에 이어 김 전 의원도 공식 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음 달 29일 치러지는 민주당 전대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당 관계자는 ”지금은 대선 지지율이 높은 이 의원이 유리한 판세지만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선택, 2030세대 젊은 당원들의 움직임, 전국 순회 경선 초반부인 제주 강원 부산 울산 경남 표심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