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비보에 “박원순, 나의 형님. 부디 평안히 잠드소서”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권변호사로, 사회운동가로, 자치단체장으로, 당신은 늘 저보다 한 걸음 앞서 걸어오셨다”며 “당신이 비춘 그 빛을 따라 저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특히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는 내 아우다’라고 언론에 하신 이 말씀이 제게 남긴 마지막 말씀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탄식했다.
지난 6일 박 시장은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선 7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박 시장이 라이벌인 이 지사의 정책을 따라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에 동의하느냐”는 물음에 “이 지사는 내 아우다. 자꾸 갈등을 유발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답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이날 “(박 시장과) 따로 만나자고 약속까지 했는데…더 이상 뵐 수 없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아니, 믿고 싶지 않다”며 “그래서 황망한 작별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곳으로 홀연히 가버린 형님이 밉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숙제만 잔뜩 두고 떠난 당신이 너무도 원망스럽다”고 애도했다.
그는 “몇 번을 썼다 지운다. 너무 많은 말이 떠올라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추모글을 끝마쳤다.
앞서 전날 실종 신고가 접수된 박 시장은 이날 0시 1분 서울 성북구의 삼청각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의 시신은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와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지낸 박 시장은 2011년 10월 오세훈 전 시장이 중도 사퇴한 뒤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에 처음 당선됐다. 이후 2014년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잇따라 당선되며 서울시 최초의 민선 3선 시장이 됐다.
한편 서울시 직원 A 씨는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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