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청 앞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분향소를 설치해 시민들의 조문을 받는 것과 관련해,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서울광장 장례는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시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지난 2월 26일부터 서울역광장에서 서울광장, 광화문 광장 등으로 이어지는 광장, 도로 및 주변인도 등에서 집회를 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처한다는 내용의 서울시 고시를 냈다.
서울광장에 설치된 시민 분향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누적 조문객수가 12일 오후 1만10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 2월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도심 내 집회 제한 고시’에 따르면 서울광장은 장례식 등 모든 집회가 금지됐다”며 “집회 강행은 과태료 처분 대상이지만 정부는 ‘박 시장 분향소에 충분한 방역 조치를 할 것’이라며 집회 금지를 무시했다”고 적었다.
이어 “서울광장에 모든 집회를 금지한 것은 조건부가 아니다. 무조건 금지다”라며 “방역 조건을 달아 서울광장에서 장례를 치를 수 있게 한 것은 불법적 판단이다”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서울시가 집회 금지 명령을 내렸던 것은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에 근거한다. 법에 따라 서울시 고시를 통해 금지 구역과 기간을 정했고 지금도 유효하다”면서 “이 명령 이후에 서울광장에서는 어떤 집회도 열린 적이 없고, 신청받은 건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모두 불허했다. 그래놓고 서울시 주관의 장례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만든 법 다른 사람들은 다 지키는데 본인 혼자만 위반하고 있다”며 “혼자서만 법을 위반해도 괜찮다는 것이 이 정권의 상식이다. 게다가 법을 위반해도 처벌받지 않겠다는 후안무치 정권이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하 의원은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 형식으로 치르는 것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이틀 만에 5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것을 언급하며 “국민은 정부에 진실 규명이 먼저라고 외치고 있지만, 정부는 법과 절차도 무시한 채 국민 요구에 귀를 꽉 닫고 있다. 의혹에 대한 해명 하나 없이 ‘닥치고 추모’하라는 집권 여당의 오만한 태도에 국민이 묻고 있다”고 썼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박 시장 사망 원인을 조작하려는 시도가 있다”며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0일 박 시장의 사망 원인과 관련해 ‘다른 쪽에선 보도되고 있진 않지만 전혀 다른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혀 다른 얘기’가 무엇인지는 일절 밝히지 않고 있다”며 “성추행 의혹 말고 다른 원인이 있다는 식으로 조작하려는 시도다. 천벌 받을 짓”이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박 시장의 죽음에 대한 민주당의 미화도 도를 넘고 있다”며 “‘맑은 분’이라서 세상을 떠났다거나 ‘삶을 포기할 정도로 자신에게 가혹하고 엄격했다’는 발언도 있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고인이 살아온 삶에 대한 애도도 필요하다”면서도 “죽음을 미화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진실이 덮어져서도 안 된다. 공과 과에 대한 평가도 아직 이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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