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여성가족부나 국가인권위원회 등 외부인들이 다 같이 참여해서 냉정하고 정확하게 문제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진상조사위를 꾸려야 하며 (조사위에) 외부인들이 들어가고 위원장도 객관적으로 진행하실 수 있는 분이 가셔야 할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서울시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며 “피해자의 호소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과정이 있었고, 정확하게 진상규명이 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희정 전 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연이어 여권에서 성추문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권 의원은 “권력을 가진 고위층이 주변에 일하는 사람을 꼼짝 못 하게 하는 힘이 위력인데, 이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실 실감을 잘 못 하고 계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위계적인 조직문화에 남성주의적 질서와 오래된 성문화 등이 결합되고, 그런 의식들이 배어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자꾸 회피하고 거부하려고 하는 권력자들의 마음이 조직 내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년 4월 7일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것에 대해선 여성을 후보로 내는 안을 제시했다. 권 의원은 “여성이 지도자로 올라가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인 (방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편 권 의원은 서울대학교를 중퇴한 뒤 노동현장에서 일하던 1986년 시국사범(위장취업 등)으로 검거돼 경기 부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경찰에 의해 성고문을 당했다. 당시 권 의원의 변호인 중 한 명이 박 전 시장이었다.
권 의원은 박 전 시장의 사망 소식을 처음 접했을 당시의 충격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너무 놀라운 소식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감당해나가는 과정에서 저의 삶의 경험, 박원순 변호사와의 인연 등이 작동해 …”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보였다.
권 의원은 “(성고문 사건 당시) 조영래 변호사님이 메인 변호사셨고, 박원순 변호사님은 막내 변호사로서 굉장히 많은 실무를 담당하시고 몸소 뛰어다니면서 도와주셨다”면서 “아주 열정적인 분”이라고 회상했다.
다만, 권 의원은 “밝힐 것은 밝혀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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