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땐 실패”… ‘국회’ 57번 언급 “10차례 靑대화에도 실천 안돼”
공동책임 말했지만 사실상 野비판… 주호영 “독주하는 여당에 말해야”
“(20대 국회) 가장 큰 실패는 ‘협치의 실패’였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국회 개원식에서 “21대 국회는 대결과 적대의 정치를 청산하고 반드시 새로운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국회’라는 단어를 57번 거론해 국민(39회), 경제(28회)보다 많이 언급했다. 또 ‘협력’이라는 단어를 10번, 협치 5번, 협조는 2번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20대 국회 중 10번에 거쳐 각 당 대표, 원내대표들과 청와대 초청 대화를 가졌다”며 “그럴 때마다 우리는 국민들 앞에서 협치를 다짐했지만 실천이 이어지지 못했다. ‘협치’도 손바닥이 서로 마주쳐야 가능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공동 책임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야당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개를 비롯해 대화의 형식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국회와 소통의 폭을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날 맨 넥타이도 협치의 의미를 담아 각 당의 상징색인 파랑과 분홍, 노랑, 주황 등을 넣어 특별 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개원식 후 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 여야 지도부가 참석한 환담회가 끝나자 야당은 “협치 실패의 책임을 야당으로 돌린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환담회가 끝난 뒤 “대통령이 늘 협치를 강조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를 보면 독치를 하려고 작심한 것 같아 헷갈린다”며 “(대통령께) 협치는 우리 말고 민주당에 말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씀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개원식 전인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을 향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등을 거론하며 “페미니스트를 자처했던 문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계획은 없나”라며 10가지 질의 사항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의회 독재 △윤미향 사태 △재·보궐선거 무공천 계획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환담회에서 대통령께) 10가지 질의 사항을 보냈다고 답변을 달라고 했더니 ‘보셨다’고 했다”고 전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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