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장 “내년까지 적기” 丁총리 “작업시작할때”…제헌절에 불지핀 개헌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17일 11시 35분


박병석 국회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2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0.7.17/뉴스1 © News1
박병석 국회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2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0.7.17/뉴스1 © News1
국회, 정부, 정치권이 17일 제72주년 제헌절을 맞아 일제히 ‘개헌’을 화두로 던졌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국민 100만명이 모이면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한 ‘국민개헌발안제’가 폐기된 이후 개헌에 대한 언급이 다시 나오면서 정치권 전반에서 개헌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헌절 경축식 축사에서 “대전환의 파도 앞에서 우리 국민을 지키고 미래를 열기 위해 우리 헌법의 개정이 불가피한 때”라며 취임 후 개헌을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박 의장은 “앞으로 있을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까지가 개헌의 적기다. 코로나 위기를 넘기는 대로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자”며 개헌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은 민주화를 시대정신으로 삼고 있고, 권위주의 청산을 위해 5년 단임의 대통령 직선제와 자유권적 기본권을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둔 헌법”이라며 “한 세대가 지난 현행 헌법으로는 오늘의 시대정신을 온전히 담아내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개헌이 필요한 이유도 설명했다.

박 의장은 이미 개헌에 자치분권 등이 담겨야 한다며 구체적인 구상까지 밝힌 바 있다. 박 의장은 지난 9일 “21대 국회에서 개헌이 가능하다면 자치분권도 개헌에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고 제안했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우리의 헌법정신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시작할 때”라며 개헌에 불을 지폈다. 정 총리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이때, 지난 4년 동안 우리 국민의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헌법을 다시금 꺼냈으면 좋겠다”고 개헌의 필요성을 내비쳤다.

정 총리는 “현행 헌법은 지난 32년 동안의 엄청난 변화를 담지 못하고 있고 현행 헌법의 권력 구조는 대통령·행정부에 권한이 집중돼 있다”며 “분권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수평적으로는 입법·행정·사법 간 분권, 수직적으로 중앙·지방 정부 간 분권이 이뤄지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총리는 지난 1월 총리 인사청문회에서 개헌 시점에 대한 질의에 “21대 국회가 구성된 후 1년이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도 이날 경축식에서 “개헌은 국민의 뜻이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그리고 국민을 닮은 개헌을 하자”며 개헌 논의에 힘을 보탰다.

최 대표는 이어 “국민의 4분의 3이 개헌에 찬성한다. 권력자의 주도적 홍보에 미혹된 단순 찬성이 아니라 개헌이 곧 국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하는 것”이라며 “여야와 정파를 초월해 (개헌을) 모든 분께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국회와 정부에서 개헌을 다시 불지핀 만큼 야권에서도 동의한다면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권력구조를 개편하겠다는 제의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며 개헌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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