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으로 당원권을 회복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다음 달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과 손을 잡을지 주목된다.
대권을 노리는 이 지사가 당권에 도전하는 김 전 의원과 연대할 경우 현재 ‘이낙연 대세론’이 유지되고 있는 민주당의 대선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17일 통화에서 “아직은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말들이 있다”며 “이낙연 의원을 견제해야 하는 이 지사 입장에서 김 전 의원 지원을 다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단 양측 모두 이 같은 연대설을 부인하고 있다. 이 지사 측은 전대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홍국 경기도 대변인은 “연대설에 대해 논의한 적도 없고 거론된 적도 없다”면서 “이 지사는 어느 쪽에도 기울임 없이 도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전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전 의원 측 핵심 관계자도 “처음 듣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전날(16일) 이 지사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 직후 김 전 의원은 당내에서 가장 빠른 반응을 보였다. 김 전 의원은 선고가 나오자마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은 천만다행한 날”이라며 “앞으로 지사님과 함께 국민 앞에 겸손한 자세로, 좋은 정치에 더욱 힘쓰겠다”고 환영했다.
김 전 의원은 또 17일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지금 국민들이 힘들고 답답하실 때 바로 그게 사이다 아닌가. 그게 이 지사의 매력이고 또 강점인 것 같다”며 “이 지사는 참 부럽다”고 말했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김 전 의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 지사에게 연대의 손길을 내민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차기 대선주자 경쟁 구도는 여전히 이 의원이 굳건한 1위를 유지 중이다. 이 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선굵은 대응으로 호평을 받으며 두자릿수 지지율로 뛰어올랐지만 이 의원과의 ‘2강 구도’를 형성하는 데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 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 수준 ±3.1% 포인트)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감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에서 이 의원이 29.6%로 1위를 차지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 지사는 그 뒤를 이어 15.3%로 기록했다.
이 지사는 이번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로 대선 출마의 길이 열린 만큼 운신의 폭도 더 넓어지면서 한층 적극적인 행보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재와 이번 판결로 이 지사에 대한 지지율도 다소 오르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한편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지사님은 지금까지도 잘 해오셨지만 앞으로 경기도정에 더욱 전념해 이 지사의 목표인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을 위해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그동안 스스로 유보했던 당원권을 즉각 회복한 바, 앞으로 핵심당원이자 ‘원팀’(One-Team)으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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