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권가도에 파란 불이 들어오면서 더불어민주당 당원들간의 분열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열성 당원들은 17일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서 이 지사를 성토하는 글을 다수 올렸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이날 이 지사 당원권 회복을 언급하며 ‘원팀’(One-Team)‘을 당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지사와 관련해 “스스로 유보했던 당원권이 즉각 회복된 바, ’원팀‘(One-Team)으로 문재인 정부와 당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며 “(이 지사는) 지금까지 잘 해왔지만 앞으로 경기도정에 더욱 전념해달라”고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2018년 12월12일 ’친형 강제입원‘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됐던 이 지사 거취와 관련, 당원권 정지로 당 차원의 징계를 유보한 바 있다.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실상 이 지사의 당원권이 정지되지만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지 않는 한 출당·제명 등 조치는 없다는 뜻이었다.
같은 시각 당원 게시판에서는 친문 열성 당원들과 이 지사 지지세력간 거친 논쟁이 벌어졌다.
당원게시판에는 “파기환송이 무죄는 아니다”, “2심에서 다시 법리적 판단을 하라는 것이니 유죄가 나올 수 있다”, “당이 이재명을 안고 가면 민주당을 버리고 투표를 안하겠다”, 민주당이 이렇게 망해가고 좀먹는다. 통탄스럽다“ 등등의 불만 글들이 올라왔다.
그러자 이 지사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이재명이 경선에서 대선 후보가 되어도 그렇게 물어뜯을 것이냐“, ”이재명의 당권회복을 환영한다. 칭찬한다“고 응수했다.
한편 당 일각에선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계와 김부겸 전 의원이 손잡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권을 노리는 이 지사가 당권에 도전하는 김 전 의원과 연대할 경우 현재 ’이낙연 대세론‘이 유지되고 있는 민주당의 대선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아직은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말들이 있다“며 ”이낙연 의원을 견제해야 하는 이 지사 입장에서 김 전 의원 지원을 다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16일) 이 지사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 직후 김 전 의원은 당내에서 가장 빠른 반응을 보였다. 김 전 의원은 선고가 나오자마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은 천만다행한 날“이라며 ”앞으로 지사님과 함께 국민 앞에 겸손한 자세로, 좋은 정치에 더욱 힘쓰겠다“고 환영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서도 ”지금 국민들이 힘들고 답답하실 때 바로 그게 사이다 아닌가. 그게 이 지사의 매력이고 또 강점인 것 같다“며 ”이 지사는 참 부럽다“고 말했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김 전 의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 지사에게 연대의 손길을 내민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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