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 현실화 가능성은?…순환배치의 순차적 축소 유력 거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9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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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가 3월 주한미군 감축 옵션을 백악관에 보고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대해 군 당국자는 “방위비를 (미국 요구대로) 더 내라는 압박 차원이 아니겠느냐”며 일단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미 대선을 3개월 앞두고 지지율이 저조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독미군에 이어 실제로 주한미군 감축을 ‘재선용 타깃’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부자나라(한국)’를 지키는데 드는 많은 돈이 미국민의 지갑에서 새나가는 걸 두고 보지 않겠다면서 백인 지지층을 대상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재점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이 감축안을 보고받았다는 시기(3월)도 의미심장하다. 당시 한국은 지난해(1조 389억원)에서 13% 인상한 뒤 2024년까지 연간 7~8%씩 인상해 마지막 해에 13억 달러 수준의 방위비를 내겠다고 제의해 한미 실무협상단이 잠정합의까지 한 상태였다.

그러나 WSJ 보도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고, ‘1년 계약 13억 달러’를 역제안하는 동시에 방위비 압박카드로 주한미군 감축 검토에 본격 착수했을 수도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이 마련한 주한미군 옵션들 중엔 당연히 감축도 포함될 것이고 그 가능성은 항상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든다면 주한미군 순환배치의 순차적 축소가 군 안팎에선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9개월 주기로 본토에서 한반도로 교대 배치되는 미군 병력(5000명 안팎)과 무기장비를 점차 줄여나가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대북 방어만을 위해 일본, 독일 다음으로 많은 미군을 한반도에 고정 배치하는 것을 (미국이) 재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견제를 위해 주한미군을 감축하고, 주일미군(해·공군 위주)을 보강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전략자산의 전개 축소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방위비 증액 요인으로 콕 찍어왔다”며 “방위비 합의가 불발되면 괌과 본토의 전략폭격기, 주일미군의 항모타격단 등 전략자산 투입을 최소화할 여지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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