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부동산 문제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참모진 교체를 통한 분위기 쇄신을 검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에 대한 높은 평가로 5월 첫주 70%대였던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부동산 문제가 불거지면서 두달여 만에 40%대로 떨어졌다.
22일 여권에 따르면 청와대 참모진 중 강기정 정무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5월 ‘6월 개각설’은 강하게 부인했지만 이번 인사 가능성에 관해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우선 야당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정무수석을 교체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역점 프로젝트인 한국판 뉴딜 등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선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문 대통령 검찰개혁 공약 중 하나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도 현재 국회에서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강 수석의 후임으론 비호남 인사가 올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과 최재성 전 의원이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국가안보실장이 서훈 실장으로 교체됨에 따라 국가안보실 차장도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현종 2차장은 유임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김유근 1차장 후임에 서주석 전 국방부 차관이 올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 수석의 거취는 부동산 문제와 연결돼 주목을 받았다. 그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과 송파구 잠실동에 각각 아파트 한채씩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일 다주택자 고위직 참모는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라고 권고하자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한채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똘똘한 한채’ 논란을 빚었던 노 실장도 유임 쪽에 무게가 실린다. 충북 청주 아파트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를 모두 매각하는 것으로 책임을 졌고, 교체 대상을 찾는 것도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인사에 관해선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없다”면서 “주택 처분 관련 사항은 이달 말에 한꺼번에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인사 교체에 신중한 편임을 감안하면 인사가 소폭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는 지난 5월 개각설 당시에도 “분위기 쇄신용 개각 등은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진 교체가 내각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일부 장관에, 박지원 전 의원을 국가정보원장에 각각 발탁하는 등 외교안보라인 인사를 단행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경우 부동산 정책의 주무부처 수장으로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요구가 정치권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수장 교체를 통해 부동산 정책의 신뢰를 확보하고 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밖에 문재인 정부 출범 때 입각한 ‘원년멤버’ 강경화 외교부장관, 코로나19 대응 초기 구설수에 올랐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내각 개편에 관해선 ‘신중론’도 존재한다. 인사청문회 등 장관 후보자들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될 경우 오히려 정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내각 개편을 하면 연말까지 ‘청문회 정국’이 이어질 수 있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재보궐 선거 출마를 위해 연말이나 내년 초쯤 일부가 사의를 표명하면 그때 자연스럽게 교체하는 방법도 있다.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2021년 재보궐선거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은 3월8일이다.
인사 시기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가 될 전망이다. 이달 말은 청와대의 ‘다주택자 주택 처분’ 권고의 기한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이 여름 휴가에서 인사 구상을 마치고 돌아온 뒤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말 여름 휴가를 다녀온 뒤 8월 초 과학기술부, 농림축산식품부, 여성가족부 장관과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방송통신위원장 등 인사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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