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박원순 피해자는 안타까우면서 내 아들 신상 거론하나”

김태흠에 "여자라서 수명자 표현 못 쓴다는 거냐" 발끈도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의 질의 과정에서 미래통합당의 김태흠 의원과 언쟁을 벌였다.

이날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은 김 의원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놓고 질의를 주고받다 언성이 높아졌다.

김 의원이 “박 전 시장의 지지자들로부터 피해자가 2차 가해를 받고 있다. 추 장관은 아들 문제에 대해서는 ‘내 아들 신상에 대해 건들지 말라’고 세게 말하시던데 강력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자 추 장관이 “제 아들은 아무 문제가 없고, 이 사건과 제 아들을 연결시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추 장관은 이어 검언유착 수사와 관련,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입장문 가안이 유출됐다는 내용을 두고도 김 의원과 말씨름을 벌이다 “박 전 시장에 대한 피해자는 그렇게 안타까워하시면서 제 아들 신상까지 거론하면서 말씀하시니 오늘 질문은 잘 연결이 안돼서 이 정도만 답변한다”고 비꼬았다.

김 의원이 “장관님이 평소에 수명자(受命者·법률 명령을 받는 사람)라는 표현을 잘 쓰시냐. 발언 자료를 다 뒤져봐도 그런 말을 쓴 적이 없다”며 최 대표가 주로 쓰는 표현임을 지적했다. 최 대표가 입장문 작성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추 장관은 “김 의원 말씀은 최강욱은 그런 표현을 쓸 수 있고 여자인 법무부장관은 수명자라는 용어를 쓰면 안 된다고 하시냐”고 발끈했다.

언쟁이 심해지자 김 의원은 “장관님 기분 좀 가라앉히시라. (대정부질문) 와서 싫은 소리 들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하고 추 장관이 “정확한 설명을 하지 모욕 주기 위한 단어나 망신주려는 말은 하지 말라”고 받아치며 분위기가 고조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