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은 야유와 고성으로 가득했다. 21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부터 과거의 구태가 되풀이됐다.
○ 첫 대정부질문부터 막말 오간 21대 국회
이날 대정부질문은 통합당 첫 주자로 나선 김태흠 의원 질의 때부터 불꽃이 튀었다. 김 의원은 추 장관에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질의하며 “(피해자가) 2차 가해를 받고 있다”며 “장관님은 ‘내 아들 건들지 말라’고 아주 세게 말씀하시던데 이럴 때 2차 가해자에 강력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아들 논란이 나오자 어금니를 꽉 깨문 추 장관은 목소리를 높이면서 “제 아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 질의에도 금도가 있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김 의원이 최근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을 겨냥해 “왜 검찰총장을 겁박하느냐”고 물었고 추 장관은 “(지금 이게) 질문입니까?”라고 반문한 뒤 “질문이 겁박이라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추 장관이 초선 의원 시절 법무부 장관의 검찰에 대한 수사 지휘권 폐지법을 발의했다며 “내 편 수사하니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냐”고 물었다. 이에 추 장관은 “당시는 3당 야합으로 만들어진 정권이었고 검찰 수사독립 보장이 안 됐던 24년 전”이라며 “지금은 수사 독립성이 철저히 보장돼 있고 이를 깨고 있는 검찰총장을 문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이 “2014년 대정부질문 때 ‘열심히 하고 있는 검찰총장 내쫓지 않았냐’고 했던 추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수사팀을 공중분해시켰다”고 하자 추 장관은 “제대로 알고 질의하라”고 맞섰다. 김 의원은 “그래서 이 정권이 뻔뻔하다는 것”이라며 언성을 높였고, 여당 의원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김 의원은 “좀 듣고 있으라고요”라고 한 뒤 추 장관에게 “조국의 적은 조국이라는 의미로 ‘조적조’, 추미애의 적은 추미애라는 뜻에서 ‘추적추’라는 말을 항간에서 들어봤냐”고 말하기도 했다.
법무부 장관 입장문 가안에 담긴 ‘수명자’라는 표현을 두고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에게 유출됐다는 논란으로 옮겨가자 긴장은 최고조로 치솟았다. 김 의원이 “장관님 발언 자료 다 뒤져봐도 ‘수명자’란 말을 쓴 적이 없다”고 하자 추 장관은 “그래서 어쨌다는 겁니까”라고 언성을 높였고 김 의원은 “싸우러 왔냐”, “내 말 끊지 말라. 의장님 주의 좀 주시라”고 했다. 급기야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장석에 다가가 추 장관의 답변 태도가 불성실하다고 항의하자 박병석 국회의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를 잠시 중단하고 추 장관에게 “정중하게 답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이 ××야’, 욕설에 조롱까지
하지만 여야의 팽팽해진 긴장감 속에 이어지던 대정부질의는 급기야 욕설과 조롱으로 얼룩졌다. 통합당 박성중 의원이 마무리 발언에서 “항간에 기회는 문재인처럼, 과정은 조국처럼, 결과는 윤미향처럼, 대출은 이상직처럼, 지시는 추미애처럼, 대답은 김현미처럼, 뻔뻔하려면 최강욱처럼, 이런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하자 장내에선 “입 닫아, 이 ××야”라는 욕설이 튀어나왔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검찰개혁을 강조하는 발언에 통합당 정진석 의원이 자리에서 “(추 장관을) 변호하러 온 거냐”고 지적하자 “국회부의장 하고 싶으면 올라와서 이야기하라”고 받아쳤다. 야당 몫의 국회부의장에 내정됐지만 항의의 의미로 맡지 않은 정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이날 대정부질문 도중 박 의장에게서 의장석을 넘겨받아 본회의를 진행한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국회의장석에서 회의를 진행하게 됐다”면서 “여성이 여기까지 오는 데 73년 걸렸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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