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노영민 권고 뒤 강남 아파트 1채 처분 결정
교체 규모 3~4명으로 축소 가능성…강기정·김연명 등
안보실 1차장에 서주석 내정…김유근, 국방장관 거론
김현종 2차장 잔류 무게…서훈, 박선원 발탁 가능성도
다주택자 처분 권고를 따를 수 없다던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최근 아파트 한 채를 처분키로 하면서 유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음 주 발표 예정으로 준비 중이던 수석비서관급 인사 시점과 맞물려 조건부 유임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교체가 확실시 되는 강기정 정무수석의 후임으로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명 사회수석도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당초 4~5명 규모로 예상됐던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가 김조원 수석의 잔류 결정으로 다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김 수석은 보유하고 있던 강남구 도곡동과 송파구 잠실동의 아파트 가운데 한 채를 처분키로 결정하고 주변 부동산을 통해 매물로 내놨다. 이러한 사실을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석의 아파트 처분은 이달 말까지 실거주 주택 외에는 모두 처분하라는 노 실장의 ‘최후 통첩’ 시한에 임박해 내려진 결정으로, 자리 보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 수석은 노 실장이 스스로 ‘반포 아파트’까지 처분하겠다고 밝힌 이후 처분 여부를 고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12명의 다주택자 명단이 모두 공개된 상황에서 내려진 노 실장의 주택 처분 권고는 단순한 권고가 아닌 사실상 ‘데스노트’라는 인식이 많았다. 자산 형성 과정에서의 각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처분은 부당하다는 불만 위에 ‘집(家)’과 ‘직(職)’ 둘 중 하나의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수석은 다른 다주택 참모들과 달리 서울 노른자 지역에만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다른 참모들도 하나둘씩 경쟁적으로 처분 의사를 밝히거나, 곧장 처분을 할 수 없는 상황을 해명해왔다.
서울 강남구와 세종시에 아파트 1채씩을 보유하고 있던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은 이달 초 세종시 아파트를 처분키로 했다. 김광진 정무비서관은 재건축 중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의 지분 소멸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과 함께 남은 광주광역시 아파트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은 마포 아파트를 처분하고, 재건축 중인 과천 아파트의 분양권은 남기기로 했다.
청와대는 이번 참모진 인사가 다주택자의 처분과는 무관하게 오래 전부터 진행해 왔다는 입장으로, 최근 쏟아진 참모진 교체 보도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김조원 수석이 교체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되면서 인사 취지 자체가 무색해졌다는 것이다. 인사 관련 질문에 일절 대응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강민석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인사 문제는 빼주고 질문을 해달라”고 했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다주택 처분 여부를 참모진의 유임과 연결하는 시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실제로 교체 대상자로 분류되는 강기정 정무수석과 김연명 사회수석은 1주택자로 문책성 경질과는 거리가 멀다.
강 수석의 후임으로는 문재인 청와대 초대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전 대변인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수석의 후임으로는 정동일 사회정책비서관의 승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강 수석은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김 수석은 코로나 업무 총괄에 피로감을 호소해온 점을 감안해 교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변인의 경우 협치 복원 의지를 보이고 있는 문 대통령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평가다. 여야 의원들과 두루 원만한 관계에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과도 비교적 가깝다는 점에서 물밑 가교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이 2016년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지냈을 당시 대표 비서실장을 맡은 바 있다.
이와는 별도로 서훈 국가안보실장 체제 아래 안보실 조직 개편도 병행 준비 중이다. 김유근 안보실 1차장 자리에 서주석 전 국방부 차관을 임명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김 차장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임으로 거론된다.
김현종 2차장은 한 때 교체 여부를 검토했지만 잔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훈 실장이 과거 참여정부 때부터 호흡을 맞췄던 박선원 현 국정원장 특별보좌관을 2차장으로 발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특보는 참여정부에서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지냈고, 지난 2018년 1월 상하이 총영사로 임명됐다 6개월 만에 자진 사임한 뒤 당시 서훈 국정원장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까지도 안보실 관계자들과 교류를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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