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환자 0 ‘코로나 청정국’ 주장… 월북자 빌미 삼아 개성 전역 봉쇄
이달초 격리자 610명으로 급증… 전문가 “개성 코로나 민심 동요한듯”
북한은 중국에서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코로나 청정국’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직접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열고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처음 인정하면서 개성 전역을 봉쇄하자 실제로는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한국에서 온 탈북민이 코로나19를 퍼뜨렸다고 책임을 돌리면서 국제사회와 한국에 코로나19 방역 지원을 받으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세계보건기구(WHO)와 한국 정부도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에드윈 살바도르 WHO 평양소장은 최근 북한 주민 1117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확진자가 없다고 보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은 21일 한미경제연구소(KEI) 화상토론회에서 “확진자가 1명도 없다는 WHO 발표는 감염자가 전혀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이 밝힌 격리자 수는 지난달 19일 255명에서 이달 9일 610명으로 늘었다. 북한이 내부 체제 단속을 위해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숨기고 있으며 이미 수백 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로 스위스가 북한 내 30개 병원에 코로나19 방역 용품을 전달했다고 밝히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 방역 지원도 이어졌다. 중국도 지난달 북한에 항구, 철도 등 세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검역 설비와 장비를 대규모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코로나19 의심 탈북민의 재입북에 개성을 즉각 봉쇄한 것은 최소한 개성에서는 코로나19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고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의심자 1명 때문에 시를 봉쇄한다고 밝히는 것은 대처 여력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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