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탄두 최소 50여개 이상 보유”…‘자위적 핵 억제력’ 강조 속셈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8일 17시 05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보유국을 선언하며 언급한 ‘자위적 핵 억제력’은 미국을 겨냥한 핵무기 체계를 의미한다. 미국에 어느 정도의 상처를 입힐 수준의 핵무력이 완성됐다는 주장인 만큼 북한의 현재 핵무력 수준에도 새삼 관심이 쏠린다.

2018년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는 동안 북한은 핵무력 증강 시간을 벌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달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올해 1월 현재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가 30~40개로 추정되며 이는 지난해보다 약 10개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군은 2018년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핵무기 10개를 제조할 수 있는 50여kg, 고농축우라늄(HEU)은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북한 전역의 비밀 농축시설과 핵탄두 소형화 기술의 진전 상황을 고려하면 실제 핵탄두 수는 최소 50여 개에서 최대 100여 개에 달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이미 수년 전부터 미 정보당국은 올해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이 최대 100여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미국으로부터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처럼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핵무기 100개’ 제조는 북한 핵무력 증강의 핵심 목표일 것”이라고 전했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핵탄두 보유량을 늘리면서 동시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핵심 기술인 핵탄두 소형화와 대기권 재진입(re-entry)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핵탄두를 150~200kg까지 경량화 했다면 다탄두 적재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 전략자산이 발진하는 괌이나 주일미군기지 등을 타격권에 둔 미사일 전력을 완성했거나 그 수준에 도달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자위적 핵 억제력’을 강조하면서 특히 북극성-3형 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전력화 및 양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2017년처럼 한반도 인근에서 미국이 B-1B 전략폭격기 등으로 동시다발적 무력시위를 할 경우 강력한 핵 억제력을 내세워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북한이 다시 도발을 재개한다면 SLBM 시험발사를 대미 ‘자위적 핵 억제력’의 최우선 완성 이벤트로 삼을 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SLBM 3기를 탑재할 수 있는 신형 3000t급 잠수함 건조를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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