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설’ 불식, 지침개정 주역으로
“작년 외교부-美 협상 진행안돼… 내가 백악관과 톱다운으로 논의”
“지난해 중순 대통령께 ‘이것(한미 미사일 지침)은 제가 협상 맡아서 하겠습니다’라고 해 톱다운 방식으로 협상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사진)은 28일 청와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과정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올 초 ‘사의설’이 나오는 등 거취 논란이 일었던 김 차장이 문재인 정부의 숙원 사업 중 하나였던 미사일 지침 개정의 주역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김 차장은 이날 미사일 지침 협상에 대해 “지난해 중순경 우리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가 협상을 하는데 진행이 안 돼 제가 직접 톱다운 방식으로 협상을 하겠다고 대통령께 말씀드렸다”며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백악관 NSC가 ‘하우스 대 하우스’로 직접 협상을 해 (미사일 지침 개정)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김 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도 영어를 간간이 섞는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협상 과정을 공개했다. 그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이달 초 방한했을 때도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을 했다”며 “비건 부장관은 한미관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rejuvenate(활기를 찾게 하는)’ 하면 좋겠다고 했고 저는 ‘recalibrate(재조정)’가 더 정확한 단어 같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건 부장관이 recalibrate가 무슨 뜻이냐고 하기에 fortify, 강화시킨다는 것 그리고 enhance, 더 향상시킨다는 것이라고 했다”며 “이런 맥락에서 미사일 지침 개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발전을 위한 고속도로를 건설했고, 김대중 대통령이 IT산업 발전을 위한 초고속인터넷 고속도로를 건설했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우주산업과 4차산업을 위한 우주 고속도로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도 했다. 최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 차장이 이날 문 대통령의 지시까지 언급하며 브리핑에 나서자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체제에서도 입지를 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댓글 0